[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고(故) 최숙현 선수 사건과 관련해 대한철인3종협회 고위 관계자가 최 선수의 동료에게 입막음 한 정황이 담긴 통화 녹취록이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6일 SBS는 최 선수의 장례식이 진행되던 지난달 26일 대한철인3종협회는 최 선수의 가혹행위에 대한 자체조사에 착수했다며, 협회 관계자 A씨가 최 선수 동료선수들과 나눈 대화의 녹취록을 공개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최 선수의 동료C씨는 A씨가 ‘입막음’을 강요하는 것처럼 느껴졌다고 주장했다.
녹취록에서 A씨는 최 선수의 동료 C씨에게 과거 선배나 지도자들에게 폭력을 당한적이 있는지 물었는데, A씨는 “(피해자가) 3명이 있다고 처벌을 덜 해주고 그런 건 아니다”라며 “피해자가 5명이 있다, 6명이 있다가 형을 받는데는 큰 차이가 없다”고 말한다. 피해를 본 게 있어도 굳이 피해 사실을 밝힐 필요가 없다는 취지의 설득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또 A씨는 “법정에 가는 것도 되게 용기 되는 일인 거고, 이게 진화하는 것도 되게 용기 되는 거다”라며 “우리는 이것만 해도 고맙다고 생각한다. 법은 법의 문제고 우리의 문제는 우리가 할 거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대한철인3종협회 관계자 A씨는 SBS에 “진술하는 게 용기라는 얘기였다”고 해명했지만 C씨는 “그 사람들이 큰 벌을 받지 못할 거다. 될 수 있으면 어디 가서 얘기하지 말고 그냥 ‘숙현이만 불쌍하게 됐지’ 이런 식으로 얘기하더라”라며 ‘입막음’을 강요하는 것으로 느껴졌다고 말했다.
협회 관계자 A씨는 이에 대해 “2차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면담 내용을 발설하지 말도록 했을 뿐 사건 축소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최숙현 선수 관련 회의와 기자회견이 예고돼 있다. 국회에서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감독과 팀닥터라고 불린 치료사, 선배 선수가 최숙현에게 가혹 행위를 한 모습을 봤거나, 직접 피해를 본 추가 피해자들이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며,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는 대한철인3종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가 열린다.
고 최숙현 선수의 생전 모습. 사진/뉴시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