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서울시교육청이 폭력과 학습 부진 등 엘리트 스포츠의 한계를 대대적으로 보완한다. 지도자의 단순 폭언도 중징계를 가능하게 해 학생 인권을 증진하고, 훈련 일수·시간 제한 등으로 학습권을 보장한다.
시교육청은 '학교운동부 미래 혁신 방안'을 14일 발표했다. 세부적으로는 △학생 선수 인권 증진 △학생 선수 학습권 보장 △학교 운동부 지도자 책무성 강화 △투명하고 공정한 학교운동부 운영 △서울형 학교운동부 운영 모델 개발 등의 중점 과제로 이뤄져있다.
시교육청은 초·중·고 학교 운동부의 훈련장, 경기장, 기숙사 등 장소와 형태를 불문하고 폭력을 용인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지도자가 성폭력·폭력을 저지르면 바로 직무정지를 명령하며 단순 폭언도 중징계가 가능하도록 학교 운동부 지도자 징계양정기준을 강화할 계획이다.
회계도 투명화한다. 학교회계 외 불법찬조금 조성은 사안 경중에 따라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적용하고 학부모 후원회 경비는 전액 학교회비로 편입한다. 경비에서 나가는 성과상여금 지급을 연 2회로 제한하고, 승리수당 지급은 금지된다.
아울러 학생 선수 안전과 수익자 부담 경비 감소를 위해 국내외 전지훈련 규정을 강화한다. 해외 전지훈련을 하려면 모든 학부모 동의를 얻어야 하고, 지도자 및 감독교사 등의 체류비용은 학교 운영비에서 지출해야 한다.
학생의 휴식권과 학습권을 보장하는 정책들도 내놓았다. 주중 하루를 ‘훈련 없는 날’로 지정하고 하루 초대 훈련을 시간을 초등학생 2.5시간, 중학교 3.5시간, 고등학교 4.5시간으로 정한다. 2021년은 초·중학교, 고등학교는 2022년 의무 적용한다.
또 반드시 정규수업을 이수한 후 훈련에 참가하는 원칙을 세우고 주중 대회 참가로 인한 출석 인정 결석일수를 매년 줄여나간다. 기존에는 63~64일이었으나 올해부터는 초등학교 20일, 중학교 30일, 고등학교 40일이다.
최저학력 미도달 중학생 선수는 다음 학기 대회의 참가를 제한한다. 고입 체육특기자 자격 부여에 최저학력을 적용하고, 학교 배정 시 내신 성적을 반영할 예정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주중 학습권을 보장하려면 주말로 대회가 몰리기 때문에 대회 후 주간에는 훈련 없는 날이 필요하다"며 "먼 곳으로 전지훈련을 가지 않을 수 있도록 10억원을 들여 5개 권역에 설비를 구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엘리트 체육의 성과주의 한계로 드러난 최근 일련의 사태에 대해 안타까움을 금치 못한다"며 "서울 학생 선수의 인권과 학습권을 보호하고, 공정하고 민주적인 학교운동부를 위한 혁신 방안 실행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6일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 감독 김모씨가 고 최숙현 선수 사망 사건과 관련해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참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