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서울시교육청이 생태전환교육 의제를 개별 학교 차원을 넘어 국가교육 차원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관련 포럼에서 유엔 사무총장을 역임한 반기문 국가기후환경위원회 위원장 등이 환경 위기의 엄중함과 환경교육 의무화를 역설하기도 했다.
시교육청은 22일 시교육청 건물에서 제2회 생태전환교육포럼을 진행했다. 1회 포럼에서 채식 급식선택제, 탄소제로학교 등 생태전환교육 정책을 발표한데 이어, 이번 행사에서는 새 교육의 방향성을 모색해보자는 취치다.
포험 참석자들은 환경위기가 임계점을 넘어가 더이상 돌이킬 수 없는 미래를 경고했다. 반 위원장은 기조연설에서 "100~200년 뒤 지구 역사상 6번째 생태계 대절멸이 일어난다는 경고가 많이 나오고 있다"며 "코로나19는 언젠간 해결되지만, 생태계 파괴는 인류 건강과 보건을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국민이기 이전에 우리는 세계 시민"이라며 "앞으로도 자라나는 미래세대가 환경 가치 인식을 제대로 정립하도록 초중고 교육과정에 기후변화·미세먼지 교육 의무화를 강력히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중대한 위기를 막기 위해 환경교육의 전면적인 개편을 제안했다. 발제를 맡은 이선경 청주교대 교수는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환경교육 비중이 낮고, 그나마 있는 환경 내용도 지식에 그쳐 실천에 이르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개편 방안으로는 △기존 교과 통폐합 △환경교육 단일 과정 개설 △여러 교과에 공통 핵심사항으로 환경 포함 △환경교육 통합 교과 신설 등 4가지를 제시했다.
이에 시교육청은 생태전환교육을 관내 학교에서 철저히 관철할 뿐 아니라, 지역과 국가에도 영향을 주도록 정책을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토론 순서에서 "생태환경교육이야말로 민주시민·노동인권·인권·세계시민·다문화·젠더교육 등 모든 가치를 종합하는 통합 교육 여지가 있어보인다"며 "서울시교육청이 발의하고 시도교육감협의회 전체가 합의한 결의문을 차기 국가교육과정 수립 때 제출하는 게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혁신학교를 생태학교의 선도학교로 삼음으로써 질적 심화하는 정책이 중요하다"며 "협동조합, 사회적 기업과 함께 지역 순환 경제를 만들어가는 등 환경·교육·경제를 통합하는 방향으로 환경교육을 지역과 연계할 수도 있겠다"고 말했다.
반기문(앞줄 오른쪽)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이 22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2020년 제2회 생태전환교육포럼'에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의 안내를 받으며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