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적에 대해 "수출 측면에서 글로벌 팬데믹 확산세가 이어지면서 극심한 세계경제 침체로 인한 영향이 예상보다 깊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연내 플러스 성장 달성이 더 어려워졌으나 철저한 방역과 가용한 정책수단을 총동원하는 등 연내 경기반등을 이루겠다는 포부다.
홍남기 부총리는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1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경제 중대본) 회의 겸 제1차 한국판 뉴딜 관계장관회의(제29차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 같이 밝혔다.
홍 부총리는 "코로나19 충격이 본격 반영되면서 2분기 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3.3%를 기록했다"면서 "2분기 GDP가 예상보다 더 낮아진 원인은 내수 반등에도 불구하고 대외부문 충격이 예상보다 큰 데 기인한다"고 말했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에 따르면 올 2분기 한국 실질 GDP 속보치는 전기대비 3.3% 감소했다. 둔화폭은 외환위기 때인 1998년 1분기(-6.8%)이후 약 21년1분기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앞서 정부는 하반기 경제정책 발표 당시 올해 성장률 목표치를 0.1%로 제시하고, 2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 2%대 중후반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적이 예상보다 더 낮아진 것이다.
성장률을 끌어내린 것은 수출이 급감한 영향이다. 지난 2분기 수출은 자동차, 석탄·석유제품이 줄며 전기대비 -16.6% 감소했다.
홍 부총리는 "수출 측면에서는 글로벌 팬데믹 확산세가 이어지면서 극심한 세계경제 침체로 인한 영향이 예상보다 깊게 나타났다"며 "전례없는 세계경제 셧다운은 일반적 국내 생산품의 통관수출 감소를 넘어 베트남·인도 등 해외 생산기지의 가동중단을 초래하면서 소위 ‘무통관수출’ 경로를 통해 수출 충격이 더 가중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수의 경우 서비스소비가 아직 충분히 회복되지 않았지만, 긴급재난지원금, 승용차 개소세 인하 등 정책효과, 경제활동 재개 등에 힘입어 재화소비를 중심으로 전환했다"며 "다만 산발적 집단감염 발생이 지속되면서 학교의 방과후 수업 실시 중단, 병원 방문 기피 등이 서비스소비 회복을 제약한 측면이 있다"고 전했다.
다만 홍 부총리는 세계 주요 선진국에 비하면 경제적 피해가 다소 적었다고 평가했다.
홍 부총리는 "국제기구와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선진국들 대부분 셧다운 충격으로 인해 두 자릿수 이상의 역성장을 전망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 우리 경제가 내수 반등에 힘입어 주요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제적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음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하반기 플러스 성장 사수를 위해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홍 부총리는 "1분기 말~2분기 중반까지 확산·소강국면을 경험한 만큼 현재의 코로나 진정세를 이어간다면 2분기를 바닥으로 하고 3분기에는 상당부분 반등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그는 "한국판 뉴딜을 포함한 3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에 반영된 주요사업을 3개월내 75%이상 신속히 집행해 경기회복을 뒷받침하고 소비·투자·수출 등 부문별 대책을 시리즈로 발표할 계획"이라며 "민간투자·민자 활성화, 인공지능(AI)·데이터 기반 중소기업 제조혁신 고도화 전략을 신속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7월중 혁신기업 성장 금융지원 방안 등 벤처·창업 활성화도 차질없이 발표, 추진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2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세제발전 심의위원회'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