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올해 2분기 경제성장률이 -3.3%로 떨어지면서 지난 1998년 외환위기 이후 22년만에 가장 낮은 성적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글로벌 수요 위축으로 수출이 통계 작성 이래 최악의 수준으로 급감한 영향이다.
지난 1분기(-1.4%)에 이어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면서 연내 플러스 성장 달성이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에 따르면 올 2분기 한국 실질 GDP 속보치는 전기대비 3.3% 감소했다. 둔화폭은 외환위기 때인 1998년 1분기(-6.8%)이후 약 22년1분기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성장률을 끌어내린 것은 수출이 급감한 영향이다. 지난 2분기 수출은 자동차, 석탄·석유제품이 줄며 전기대비 -16.6% 감소했다. 통계작성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수입도 국제유가 하락 영향에 원유 등을 중심으로 7.4% 감소했다.
건설과 설비 투자도 모두 감소 전환했다. 건설 투자는 건물건설을 중심으로 1.3% 줄었다. 설비투자는 운송장비가 줄어 2.9% 줄었다.
다만 민간소비는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 효과 등에 힘입어 승용차, 가전제품 등 내구재를 중심으로 전기대비 1.4% 늘며 지난 1분기(-6.5%)를 기록한 이후 다시 증가 전환했다.
정부소비는 선결제·선지급 캠페인에 따라 물건비 지출이 늘며 1.0% 늘었다.
경제활동별로는 제조업이 -9.0%로 큰 폭 줄었다. 이는 통계작성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운송장비와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가 줄어든 영향이다.
서비스업은 -1.1% 줄며 감소폭이 축소됐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도소매, 숙박음식업, 운수업, 문화 및 기타서비스 등을 중심으로 줄었다.
국내에서 생산된 최종생산물의 실질구매력을 보여주는 국내총소득은 전기대비 2.0% 감소했다. 이는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4분기 -3.4%를 기록한 이후 11년2분기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자료/한국은행
2분기 연속 역성장을 기록하면서 사실상 연내 플러스 성장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한은은 앞서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0.2%로 제시한 바 있다. 정부의 성장률 목표치는 0.1%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올해 연간 성장률 목표치를 달성하려면 3~4분기 GDP가 전분기 대비 3% 정도 올라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홍 부총리는 "현재의 코로나 진정세를 이어간다면 2분기를 바닥으로 하고 3분기에는 상당 부분 반등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3차 추가경정예산안에 반영된 한국판 뉴딜 등 정책효과와 함께 2분기 성장을 제약했던 해외생산, 학교·병원 활동이 정상화되는 기저 영향까지 더해질 경우 3분기에는 중국처럼 경기 반등도 가능할 것이란 기대다.
다만 주요국의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재봉쇄 조치 등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있고 7월까지 수출이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어 급반등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1·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는 것은 기술적으로나 숫자상으로나 리세션(경기침체)이란 진단이 가능하다"면서 "추경 효과 등을 지켜봐야 겠지만 플러스 성장 사수보다는 마이너스 요인을 줄이는 방향으로 정책 설계를 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