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KT스카이라이프가 현대HCN을 인수한다. KT그룹이 현대HCN을 품으면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은 35%를 웃돌게 된다. 2위와 10%포인트가량 점유율 격차가 벌어지면서 유료방송 시장 1위 자리를 굳히게됐다.
27일 현대HCN은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KT스카이라이프를 선정했다고 공시했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KT스카이라이프는 실사와 본계약을 거쳐 현대HCN의 지분과 경영권을 갖게 된다. 통상 우선협상대상자에게 실사와 최종 매각까지 배타적 협상권을 부여하기 때문에 큰 이변이 없는 한 KT스카이라이프가 최종인수권자가 될 것이란 게 업계의 중론이다.
KT스카이라이프는 현대HCN을 발판삼아 유료방송시장 가입자 저변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케이블TV 업체 인수로 위성방송 시장의 새 돌파구로 삼겠다는 각오다. 현대HCN은 서울 서초구와 동작구, 부산, 대구 등 대도시 사업권 8개의 이른바 노른자 권역을 확보하고 있다. 도서벽지와 산간 지역 중심으로 가입자군을 구성하고 있는 KT스카이라이프와 노른자 권역을 확보하고 있는 현대HCN의 만남으로 시너지가 기대되는 이유다. 위성방송, 인터넷, 알뜰폰 서비스 결합 상품에 케이블TV까지 더해 상품 경쟁력을 높일 수도 있다.
KT스카이라이프는 "유무선네트워크 결합을 통한 양사 시너지 극대화, 방송상품 중심의 실속형 신상품 출시로 시장 경쟁 활성화 및 소비자 선택권 확대를 촉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HCN 사옥(왼쪽)과 KT스카이라이프 사옥. 사진/뉴시스 및 KT스카이라이프
이로써 KT그룹은 유료방송 시장 절대강자 자리를 꿰차게 됐다. KT와 KT스카이라이프를 합친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말 기준 31.52%로 1위였고, 여기에 현대HCN의 3.95%를 더하면 35.47%로 1위가 된다. 2위 LG유플러스 및 LG헬로비전(24.91%), 3위 SK브로드밴드 및 티브로드(24.17%)와의 격차는 10%포인트 이상으로 벌어졌다.
KT스카이라이프는 올해 1조원대 매출도 가능할 전망이다. 지난해 KT스카이라이프와 현대HCN의 매출액은 각각 6946억원, 2928억원으로, 이들을 합치면 9874억원이다.
다만 최종 인수까지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인허가라는 관문이 남아 있다. 추가로 현대HCN을 KT스카이라이프에 합병하려면 방송통신위원회의 사전 동의도 얻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시장지배적 사업자 논란 이슈를 해결해야 한다. 앞서 KT스카이라이프는 2018년 딜라이브 인수를 시도했지만, 유료방송 기업의 시장 점유율이 전체의 3분의1을 넘지 못하게 한 합산규제에 가로막혀 불발된 바 있다. 위성방송의 공공성 이슈도 변수로 떠오를 수 있다. 난시청 해소와 통일 대비 등 공공사업 성격이 짙은 위성방송이 유료방송 시장에서 지배력을 키우는 것에 대해 우려의 시선도 여전하다.
KT스카이라이프는 "국내 유일 위성방송사로서 방송과 방송의 인수합병(M&A)이라는 측면에서 더욱 막중한 책임감을 갖게 됐다"며 "기업결합심사가 원만하고 조속히 마무리될 수 있도록 정부와 긴밀히 협조하면서 최선을 다해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내 미디어 콘텐츠 산업 발전, 지역성 강화와 위성방송의 공적책무 확대, 이용자 후생 증진을 위해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