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의약품 허가 서류 유출' 식약처 심사관 기소

제약업체·의약품 원료 납품업체 직원들 포함

입력 : 2020-07-29 오후 5:42:38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의약품 품목허가 서류를 국내외로 유출한 혐의를 받는 식품의약품안전처 심사관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2부(부장 박현준)는 지난달 4일 식약처 심사관 A씨를 업무상배임,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영업비밀국외누설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29일 밝혔다.
 
검찰은 이날 배임수재 혐의로 A씨를 추가로 기소하고, A씨와 공모한 혐의로 제약업체 직원 3명과 의약품 원료 납품업체 직원 1명을 불구속기소했다.
 
제약업체 출신인 A씨는 지난 2014년부터 2018년 9월까지 식약처에 보관 중인 전문의약품 등의 품목허가 서류 30종을 인도에 있는 제약업체 등 총 7개의 국내외 제약업체와 의약품 원료 납품업체로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2014년부터 지난해 10월까지 B사 등 총 9개의 제약업체, 의약품 원료 납품업체 등으로부터 품목허가 서류 유출, 의약품 원료 납품업체 계약 알선 대가로 2억2500만원을 수수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A씨 등으로부터 품목허가 서류를 제공받아 의약품 품목허가를 받았지만, 실제 제품을 판매하지 않고 스스로 식약처에 품목허가를 반납한 중소 제약업체, 제약회사나 식약처 심사관의 요구를 따를 수밖에 없었던 영세 원료 납품업체와 직원들은 기소유예 또는 불입건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11월4일 서울지방경찰청으로부터 식약처 심사관 영업비밀 유출 사건과 관련해 피의자 11명, 업체 6개를 송치받아 수사를 진행했다.
 
검찰 관계자는 "식약처 심사관이 제약업체에 경쟁업체 품목허가 서류를 제공하거나 원료 납품 계약을 알선하고, 제약업체는 영세한 의약품 원료 납품업체로부터 납품 실적에 따른 수수료를 상납받아 식약처 심사관에 공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또 "특히 부정한 방법으로 살충제 품목허가를 받은 후 저가 중국산 원료를 사용해 살충제를 생산하거나 제조 능력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의약품 품목허가를 등록받는 등 유출된 품목허가 정보가 악용되는 사례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사진/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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