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코로나19 등 악조건에도 국내 배터리사들이 2분기 호실적을 거둔 가운데 하반기에도 K-배터리 질주가 계속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3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 배터리사들이 올 상반기 역성장한 가운데 국내 배터리 3사만이 유일하게 성장 곡선을 그리고 있다. 미국과 중국 시장이 침체했지만 국내 배터리사들의 주요 고객사의 모델인 테슬라 '모델3', 르노 '조에', 아우디 'E-트론', 포르쉐 '타이칸 EV' 등과 현대자동차그룹의 '포터2 일렉트릭', '봉고 1T EV' 등 상용차들이 성과를 낸 덕으로 보인다.
특히 전 세계 1위 굳히기에 돌입한
LG화학(051910)의 성장세가 매섭다. LG화학은 올 2분기 전기차 배터리 사업이 첫 흑자 전환하며 전지 부문에서 영업이익 1555억원을 냈다. 전 세계 점유율도 두 배 이상 뛰었다. 작년 상반기 10.4%였던 점유율은 올해 24.6%를 기록하며 중국 CATL과 일본 파나소닉을 제쳤다.
국내 배터리 3사가 성장 곡선을 그리는 가운데 하반기에도 호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픽/표영주 디자이너
이 가운데 하반기에도 호재가 가득할 전망이다. 고객사인 폭스바겐이 이달부터 신규 전기차 모델 'ID.3' 예약을 받기 시작했고 테슬라도 '모델3'를 중심으로 판매량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LG화학은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신규 라인을 가동하고 생산성을 안정화해 성장 기조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장승세 LG화학 전지사업본부 전무는 최근 2분기 실적 발표 후 이어진 컨퍼런스콜에서 "3분기 매출은 2분기보다 25% 이상 확대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연간으로는 약 13조원대 매출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3사가 주요 시장으로 삼는 유럽 시장에서의 전기차 대중화 속도도 예상보다 빨라 흑자 전환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는 낙관도 나온다. 실제 유럽의 주요 국가들은 지난 6월부터 전기차 보조금을 높였는데 이에 따라 하반기에는 상반기보다 판매가 늘 것이라는 관측이다.
현대차그룹이 최근 전기차 생산라인을 확대하고 있는 것도 청신호다. 로이터통신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현대차는 두 개의 전기차 전용 생산라인을 추가하는 계획을 세웠으며 첫번째 생산라인은 내년부터 가동할 예정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최근 국내 배터리 3사의 총수를 잇달아 만나며 협업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SNE리서치는 "유럽 시장이 6월 들어 급반등세를 보였고 중국과 미국과 서서히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내 3사가) 향후 글로벌 시장 주도권을 확실히 확보하기 위해서는 시장 흐름을 지속해서 면밀히 관찰하면서 기초 경쟁력과 성장 동력 정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