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엠, 산은 제안 왜 못받나

입력 : 2010-06-16 오후 1:54:56

[뉴스토마토 이호석기자] 지엠대우의 대출금 회수를 놓고 주채권은행이자 2대주주인 산업은행과 미국 지엠본사와의 실무협상이 진행중입니다. 특히 지엠본사는 산은에 새로운 내용의 역제안을 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산은은 앞서 지엠본사가 생산기술 이전, 공동 CFO 파견, 일정 생산물량 보장 등의 요구를 수용해야 한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곧 만기가 돌아오는 대출금을 회수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 가운데 지엠은 생산기술 이전에 대해서는 일부 전향적인 입장인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지엠대우가 개발, 생산하는 차량의 모든 기술권은 지엠이 소유하도록 되어 있는데 이를 완화해 지엠대우의 소유를 일부 인정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공동CFO나 생산물량 보장 등의 문제에는 난색을 표하고 있습니다. 공동CFO를 선임하게 되면 지엠의 경영활동에 혼란이 올 수 있고 시장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신축적 생산대응을 위해서는 특정지역 공장에 물량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산은은 또 지난해 10월 지엠본사가 일방적인 유상증자를 단행하면서 산은의 지분율이 28%에서 17%로 크게 낮아져 사외이사 선임권과 이사회 거부권이 상실된 것에 대해서도 원상회복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지엠은 이에 대해서도 거부권 등 일부 권리를 별도 인정해줄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한편 산은의 제안은 지엠이 받기 어려운게 아닌데도 줄다리기를 계속하는 것은 결국 지엠이 그룹내에서 지엠대우의 위상을 축소하려는 의도를 가진게 아니냐는 의심을 사고 있습니다. 
 
특히 기술소유권의 완전한 이전을 거부하는 것을 두고 앞으로 라이센스는 본사가 갖고 지엠대우는 하청물량을 단순 생산만하는 구조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추측이 가능합니다.
 
업계에서는 궁지에 몰렸다가 점차 회복국면에 있는 지엠 본사가 지속적으로 전세계 네트워크를 슬림하게 재편하면서 지엠대우의 구조와 위상을 재조정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산은측은 지엠과의 협상에서 만족할 만한 결론이 나오지 않는다면 만기연장 불가는 물론 강력한 추가 조치들이 있을 것이며 협상을 오래 끌지도 않을 것이라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대출금 회수시엔 지엠대우 임직원들의 고용안정이 흔들릴 수 있다는 문제가 있어 이점은 산은의 계획을 위축시키는 제약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대출금 만기 시한은 다음달 초로 규모는 1조1200억원에 달합니다. 현재로선 지엠과 산은은 각자 상대방을 위협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를 하나씩 쥔 채 대치하고 있는 형국입니다. 뉴스토마토 이호석입니다. 
 
 

뉴스토마토 이호석 기자 aris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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