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새나 기자] 홍콩 당국은 8일 미국이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과 전·현직 고위 관료, 중국 본토 관리 등 11명을 제재한 것에 대해 맹비난하며 보복 가능성을 시사했다.
성도환구망 보도에 따르면 에드워드 야우 홍콩 상무장관은 이날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미국 정부가 람 장관을 포함한 11명의 홍콩 및 중국 본토 관리들에게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발표한 것은 파렴치한 내정간섭”이라며 “무례하고 이중적인 횡포이자 홍콩 문제에 대한 지나친 개입”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은 중국과 홍콩의 문제”라며 “미국과 다른 나라들도 모두 국익을 보호하는 법을 갖고 있다. 제재를 받게 되면 더 이상 홍콩과 국가 또는 국제사회를 설득할 이유가 없다”고 피력했다.
또 “미국이 채택한 방식은 다른 사람들에 대한 정보 공개를 포함해 개인과 심지어 자산까지 표적으로 삼고 있다”며 “매우 야만적”이라고 반발했다. 이어 “미국이 일방적으로 불합리한 행동을 계속 한다면 결국 미국 기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보복 가능성을 시사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익명의 중국 당국자가 “우리는 매우 화가 났고 그런 속임수를 쓴 것을 경멸한다”며 “(중국) 외교부는 보복할 것이다. 과거에도 불합리한 행위에 보복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 사진/뉴시스
앞서 미국 정부는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을 비롯해 크리스 탕 경무처장, 스티븐 로 전 경무청장, 존 리 보안국장, 테리사 청 율정사 사장, 샤바오룽 국무원 홍콩마카오 판공실 주임과 장 샤오밍 부주임, 뤄후이닝 홍콩 국가안보위원회 고문, 에릭 찬 행정장관 사무실 주임 등 홍콩과 중국 고위 당국자 11명에 대해 미국 내 자산 동결 등의 제재를 가했다.
미 재무부는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에서 이들이 “표현과 집회의 자유, 민주적 절차를 억제하기 위한 정책을 직접 시행했다”며 “홍콩 자치권을 훼손한 것에 책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성명을 통해 “중국 공산당은 50년 동안 중국 스스로 홍콩 국민과 영국에 약속했던 고도의 자치권을 다시는 누리게 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고 규탄했다.
SCMP는 “중국 당국은 미국의 홍콩 압박 노력을 내정간섭 시도라고 주장하고 있다”며 “이번 제재는 중국 정부의 비난에 직면할 것”이라고 분석헀다.
권새나 기자 inn137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