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다양한 종목과 연령대의 선수들이 모인 E채널 ‘노는 언니’가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노는 언니’로 뭉친 박세리, 남현희, 정유인, 곽민정, 이재영, 이다영은 평생 운동 밖에 몰랐던 이들. 더구나 타 종목의 선수들과 만나 어울려 본 적도, 훈련하느라 그 흔한 수학여행이나 MT 한 번 가본 적 없는 이들이다. 그들이 만들어내는 시너지가 시청자들을 웃게 만들고 공감하게 하고 있다.
최근 예능 프로그램에는 남성 스포츠 스타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여성 스포츠 스타들을 조명하는 예능 프로그램은 손에 꼽는다. 그렇기에 지난 4일부터 방송된 ‘노는 언니’는 여성 선수들로만 구성됐다는 점에서 신선할 수 밖에 없다. 더욱이 최근 여성 스포츠 선수들이 겪는 열악한 환경에 대한 관심이 커진 만큼 ‘노는 언니’의 출연진이 하는 이야기들에 공감할 수 밖에 없다.
남현희는 테이블에 앉아 고기를 구우며 임신 중에도 훈련을 해온 에피소드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에 정유인은 여자 수영 선수는 결혼만 해도 계약에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더욱이 현역 여자 수영 선수 중 결혼한 사람이 없다는 말에 박세리마저 놀라는 모습을 보였다. 곽민정은 여자 피겨 선수의 전성기가 고등학교 1~2학년이라면서 대학 입학과 동시에 은퇴를 생각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결국 최고의 위치에 오르기 위해 많은 것들을 포기한 채 오로지 운동만 해왔던 이들. 그렇기에 그들이 ‘노는’ 모습에는 가식이 없다. 모든 것이 처음이고 신기한 경험이다. 처음 해본 족구에 어설픈 몸짓에도 불구하고 종목, 나이를 떠나 하나가 되어 깔깔거리는 모습에 시청자도 함께 웃게 된다. 때로는 캠프파이어를 친구에게 이야기를 듣기만 했다거나 화면으로만 봤다는 이들의 말에 안타까움을 느끼게 한다.
더욱이 최근 육아 예능, 부부 예능에 대한 피로감이 커진 것도 한 몫을 했다. KBS 2TV 예능 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 SBS 예능 프로그램 ‘동상이몽 2 – 너는 내 운명’ TV조선 예능 프로그램 ‘아내의 맛’ 등은 결혼, 출산, 육아 코드를 기본으로 삼고 있다. 하지만 최근 1인 가구가 늘어남에 따라서 공감대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또 20~30대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2000년대 초반 출생한 세대를 통칭하는 MZ세대가 워라벨을 중시하는 비중이 높은 만큼 ‘잘 노는’ 것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 만큼 ‘노는 언니’가 보여주는 열심히 운동을 했던 여성 선수들의 ‘잘 노는’ 모습에 더 큰 공감을 하고 있는 셈이다.
노는 언니 박세리, 남현희, 정유인, 곽민정, 이재영, 이다영. 사진/E채널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