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한님 기자] 코로나19 장기화로 게임이 언택트 대표 산업으로 급부상하면서 3N(엔씨소프트·넥슨·넷마블)이 나란히 좋은 성적표를 공개했다. 넥슨과
넷마블(251270)은 영업이익이 세 자릿수 성장하며 가이던스를 웃돌았다.
엔씨소프트(036570)는 시장 예상에 다소 못 미쳤지만 두 자릿수 증가한 실적을 발표했다. 업계는 하반기에도 3N의 실적 상승세가 계속될 것이라 내다봤다. 다만, 3분기에는 업계 경쟁 심화와 신작 일정 등 우려되는 변수를 넘어야 한다는 지적도 일부 있었다.
3N, 언택트·신작 효과로 매출·영업이익 모두 전년비 상승
13일 엔씨소프트를 마지막으로 게임 대기업 3N이 모두 연결 기준 2020년 2분기 실적 발표를 마쳤다. 3N은 언택트 수혜와 더불어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 사이 출시한 신작 효과로 견조한 실적 상승세를 보였다.
넥슨의 2020년 2분기 및 상반기 실적 요약. 자료/넥슨
넥슨은 PC와 모바일에서 고루 매출이 상승하며 2분기 기준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넥슨의 2020년 2분기 매출액은 645억엔(한화 약 7301억원), 영업이익은 267억엔(약 30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0%, 106% 증가했다. PC에서는 메이플스토리·던전앤파이터·서든어택 등 스테디셀러 게임이 받쳐주고, 모바일에서는 V4·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 등 신작이 흥행하며 매출에 기여했다.
넷마블의 2020년 2분기 실적 요약. 자료/넷마블
넷마블은 분기 기준 역대 최고 해외 매출을 올리며 2분기 실적을 견인했다. 넷마블의 2분기 매출액은 6857억원, 영업이익은 817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30.3%, 146.1%씩 늘었다. 특히 지난 3월 글로벌 출시한 '일곱 개의 대죄: 그랜드 크로스'가 매출에 크게 기여했다. '일곱 개의 대죄: 그랜드 크로스'는 지난 2분기에만 약 1400억원을 벌어들였다. 이에 힘입어 넷마블의 2분기 해외 매출은 5144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약 75%를 차지했다.
엔씨소프트 2020년 2분기 실적 요약. 자료/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는 리니지2M이 출시 후 반년 이상 시간이 경과해 매출 하향 안정화에 접어들며 가이던스를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하회했다. 하지만 리니지 단일 지식재산권(IP)만으로 약 4172억원을 벌어들이며 지난해보다 상승한 실적을 거뒀다. 엔씨소프트의 2분기 매출액은 5386억원, 영업이익은 2090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1%, 61% 증가했다.
하반기에도 실적 상승세 이어갈 것…신작 일정·경쟁 심화 등은 변수
업계는 3N이 하반기에도 무난하게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 내다봤다.
넥슨은 3분기에 '바람의나라: 연' 매출이 처음으로 온전히 반영된다. 넥슨 게임 다수가 구글 플레이 매출 상위권에 포진해있기도 하다. 넷마블은 '일곱 개의 대죄: 그랜드 크로스'가 큰 감소 폭을 보이지 않는 가운데, '마구마구2020 모바일', 'BTS 유니버스 스토리' 등 신작이 공개된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M과 리니지2M의 대규모 업데이트를 진행한다. 특히 리니지M은 지난 7월 초 실시한 3주년 기념 업데이트로 매출과 사용자 지표가 크게 개선됐다.
하지만 3N이 3분기 숨 고르기에 들어갈 것이라는 예측도 일부 존재한다. 언택트 수혜 산업이라는 이유로 시장의 기대치가 지나치게 커진 가운데, 3분기 몇 가지 불안 요소가 존재한다는 이유에서다.
넥슨의 최근 1년간 분기별 영업이익 추이. 자료/넥슨
넥슨은 지난 11일 예정된 일정을 불과 하루 남기고 돌연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중국 출시를 연기했다. 넥슨 측은 "중국 서비스에 앞서 게임 내 과몰입 방지 시스템에 대한 업그레이드가 필요해 부득이하게 서비스 일정이 연기됐다"고 설명했지만, 추후 일정을 공개하지 않았다.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은 사전 등록자 약 6000만명을 기록하며 큰 기대감을 모았다. 넥슨의 3분기 실적 가이던스인 매출 773억엔~854억엔(약 8754억원~9672억원)과 영업이익 305억엔~374억엔(약 3454억원~4236억원)은 이를 반영한 수치다.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출시 연기가 길어질수록 넥슨이 3분기 실적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할 가능성도 커진다.
넷마블의 최근 1년간 분기별 영업이익 추이. 자료/넷마블
넷마블은 4분기를 기다린다. 지난 7월 8일 출시한 '마구마구2020 모바일'과 3분기 중 출시를 준비 중인 'BTS 유니버스 스토리' 매출은 4분기에 온전히 반영되기 때문이다. 대규모 신작인 '세븐나이츠2'의 한국 출시, '세븐나이츠-타임원더러'와 '마블 렐름 오브 챔피언스', 'A3: 스틸 얼라이브'의 글로벌 출시는 4분기로 예정되어 있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기대할 만한 신작 출시는 연말에 다수 예정되어 있다"며 "4분기부터 신작 모멘텀이 반영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엔씨소프트의 최근 1년간 분기별 영업이익 추이. 자료/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는 오는 4분기에 올해 첫 신작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 엔씨소프트는 이날 경영실적설명회에서 "'블레이드 & 소울 2'는 연내 출시할 계획이다"며 "정확한 출시 일자는 내부에서 전략적으로 조율 중이다"고 설명했다. '아이온2', '프로젝트 TL' 등은 내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3분기 내내 진행되는 리니지M과 2M의 업데이트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줄어든 2분기 매출을 메우면서 성장폭을 얼마나 유지하느냐가 관건이다. 2분기 리니지M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6%, 전 분기 대비 25% 감소했다. 리니지2M은 전 분기 대비 매출이 41% 줄었다.
배한님 기자 bh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