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여야가 기후변화에 따른 집중호우 피해에 대처하기 위해 특별기구 설치에 나선다. 이를 위해 '국회 내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특별대책위원회'를 구성하는 내용이 담긴 결의안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여야가 기후변화 대응 위한 기구 설치에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한달 간 묵혀둔 결의안의 처리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17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결의안은 총 3건 발의됐다. 3건의 결의안 모두 전 세계적인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21대 국회에 기후위기 대응 특별대책위를 설치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지구 온도 상승폭을 제한하기 위해 2050년까지 탄소 순배출 제로 목표를 제안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들 결의안은 지난 6월말에서 7월초 사이에 발의돼 소관 상임위인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심사를 앞두고 있다.
여야가 최근 집중호우에 따른 수해피해가 기후변화로 인한 상황임을 인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후위기 비상대응 결의안’ 추진에 나선다. 사진은 송옥주 환경노동위원장이 지난달 31일 국회에서 열린 환노위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내놓은 '기후위기 비상대응 촉구 결의안'은 국회 연구단체인 '국회기후변화포럼'에 소속된 여야 의원들이 함께 참여해서 발의됐다. 민주당을 비롯해 미래통합당과 정의당 등 여야 의원 48명이 동참했다. 결의안의 주요 내용은 특위 설치를 포함해 국회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국내 법·제도를 정비·강화하고 '2050년 온실가스 순배출 제로'를 포함한 대책 마련을 정부에 촉구한다는 내용이다.
민주당 미래전환 K-뉴딜위원회 산하 그린뉴딜분과위원장인 김성환 의원은 '기후위기 비상선언 결의안'을 발의했다. 앞서 한 의원의 결의안과 대체로 유사하지만 탄소다배출구조를 가진 중앙집중형 에너지체계를 재생에너지 기반의 지역분산형 에너지체계로 전환하고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노동자와 지역사회 등 사회 전체로 이익을 분배해야 한다는 '정의로운 전환' 원칙을 준수하도록 했다.
강은미 정의당 의원도 탈탄소 사회로의 전환을 위한 기후위기대응·특별위원회 설치 결의안을 내놨다. 단기적으로 2030년까지 2010년 대비 탄소배출량 50% 감축하고 장기적으로 2050년까지 탄소 순배출이 없는 탈탄소 사회를 실현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또한 정부의 대규모 공적투자를 통해 그린뉴딜 추진을 촉구하는 내용도 담았다. 국회가 급격한 기후 위기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탈탄소 사회로 전환할 책무가 있다고도 명시했다.
지난 19·20대 국회 때도 관련 결의안이 발의됐지만 제대로 된 논의를 하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집중호우에 따른 수해피해가 기후변화에서 비롯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는 인식이 정치권에서 확산하고 있다. 여야 모두 이번 사태를 계기로 근시안적인 피해 원상복구를 넘어 기후재난을 대비한 개선복구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특별기구 설치를 제안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3일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원회의에서 "최근 일어난 문제들을 보면 기후변화가 너무 심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며 "기후변화 대책을 사전적으로 강구하기 위해 기후변화 관련 특별한 기구같은 것이 설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범정부 기구를 설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치권은 정기국회에서 결의안을 의결하고 국회 내 기후위기 대응 특위 구성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특위가 구성되면 기회변화 대응을 위한 특별기구 설치를 추진할 예정이다. 지속가능발전법, 녹색성장기본법과 같은 후속 입법안도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한정애 의원은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결의안이 통과되면 국회 내에서 기후변화 위기 관련한 여러 가지 상황들을 좀 더 포괄적으로 다룰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