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미디어 산업 재정의를 위한 방송법 개정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상파뿐 아니라 인터넷(IP)TV,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 미디어 전반을 포괄적으로 다루는 법령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다만 넷플릭스, 유튜브 등 해외 사업자에게까지 국내 의무를 부과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으로 실효성 논란도 뒤따를 전망이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정필모 의원은 오는 20일 '미디어의 공공·공익적 가치 실현과 미디어 미래 생태계 혁신 방안 모색' 국회 토론회를 개최한다. 이 토론회에는 '공공성 관점에서 본 미디어 제도 개혁', '미디어 통합기구 필요성과 구성' 등이 주제로 올랐다. 정 의원은 지난달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청문회에서 미디어 제도 전반을 논의할 미디어혁신기구를 제안했고, 한 위원장의 공감을 이끈 바 있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지난달 열린 국회 청문회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미디어 제도 혁신 논의는 국회 회기 때마다 논란이 됐다. 기존 지상파 사업자에 대한 규제 완화 이슈가 민감한 정치적 이슈로 불거져 논의를 이어가지 못했다. 업계 한 전문가는 "한국은 방송, 통신 등 융합법 대응이 늦은 편"이라며 "그러나 방송 이슈가 정치적 이슈와 맞물려 빠르게 진행하긴 어려운 사안이지만 레거시 미디어 규제를 합리화하는 방향으로 진행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방송 광고, 요금 규제 등 기존에 존재하던 규제 전반을 손질해야 하지만 정치적 논란과 함께 논의를 진전시키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앞선 20대 국회 때도 OTT 등 신규 서비스를 현행 방송법 체계로 편입하기 위한 시도가 있었다. 당시 민주당 김성수 의원은 OTT, 유료방송 등의 규제를 방송법에 통합한 방송법 전부개정안을 대표 발의했지만 임기만료로 폐기됐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21대 첫 국정감사를 앞두고 '2020 국감 이슈분석 보고서'를 통해 "방통위는 OTT 산업 활성화를 정책 목표로 하고 있는데 목표를 추진할 후속 법제 마련의 성과를 제시할 필요가 있다"며 "기존 방송규제의 공적 기준을 OTT에 적용할 경우 OTT 산업 육성과 배치될 수 있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다만 신규 플랫폼에도 방송통신발전기금을 징수하는 등 방송법 개정 과정에서 국내 플랫폼에 대한 역차별 우려도 나온다. 방송업계 한 관계자는 "OTT에 방발기금을 징수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해외 플랫폼이 빠져나간다면 역차별 논란의 불씨가 될 수 있다"며 "해외 플랫폼을 어떻게 편입할지 종합적 고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