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형진 기자] "저희 모바일 오피스를 도입하시면 최신 스마트폰 갤럭시S를 그냥 드립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기업고객에게 자사의 모바일 오피스 공급을 조건으로 아직 출시하지도 않은 삼성전자의 갤럭시S를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제안하고 있다.
SK텔레콤의 모바일 오피스는 회사 내부에 초고속 광회선망을 설치하고, 와이파이존을 설정해 스마트폰을 이용한 유무선통합서비스와 인트라넷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스마트폰 도입이 불가피하다.
B기업의 담당자는 "SK텔레콤이 모바일오피스를 도입하면 내부 광회선망은 물론 와이파이, 갤럭시S를 무료로 공급하는 방안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B기업은 내부 설문조사 결과 선호단말기로 KT를 통해 다음달 출시되는 아이폰4가 90%나 차지했지만, 최신 휴대폰 갤럭시S 등을 무료로 제공하는 SK텔레콤의 모바일 오피스를 선택했다. B기업의 갤럭시S 교체 대수는 5000대 수준이다.
C기업도 갤럭시S 무료 제공을 조건으로 SK텔레콤의 모바일 오피스를 도입키로 최근 결정했다.
C기업의 담당자는 "100만원을 호가하는 갤럭시S를 공짜로 주는 조건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며 "경쟁사인 KT에게 동일하게 아이폰4 무료 제공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은 "기업 영업의 경우 기본적인 할인율이 존재하고, 약정 기간에 따라 단말기 가격이 무료 제공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모바일 오피스용으로 갤럭시S 외에도 HTC의 HD2, 림사의 블랙베리 등 다양한 단말기 선택권을 제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도입을 결정한 기업들은 "갤럭시S를 무료로 주겠다는 얘기를 들었을 뿐"이라고 밝히고 있다.
SK텔레콤은 또 적정한 할인율과 제공범위를 자체 마케팅 시스템에 대입한 뒤 갤럭시S 등을 무료로 제공하는 것이어서 이윤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100만원을 넘나드는 최신 휴대폰을 무료로 주는 SK텔레콤의 마케팅 전략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업 시장의 특성상 단말기 가격이 천차만별인 것은 사실이지만 출시도 안된 고가의 스마트폰이 공짜로 풀리는 것은 우려스러운 일"이라며 "모바일 오피스마저 맞춤형이 아닌 기본형이라면 단말기만 공짜로 주는셈"이라고 했다.
그는 "기업 시장에 대한 안정성만을 믿고 고가의 휴대폰 단말기를 무료로 제공할 경우 일반 소비자와 형평에 어긋나고 시장을 혼란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기업시장에 먼저 뛰어든
KT(030200)도 SK텔레콤의 갤럭시S 무료 전략에 당황하는 기색이다.
KT 고위관계자는 "SK텔레콤이 갤럭시S를 기업에게 무료로 제공해 기업 영업이 상당히 힘든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SK텔레콤이 이달 말 출시할 갤럭시S의 가격은 100만원 안팎으로, 2년간 4만5000원 요금제를 선택할 경우 제조사 보조금을 제외하더라도 약 30~40만원 가량 단말기 가격을 지불해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