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전 세계적 코로나19 치료제 임상 증가세 속 국내사가 주도하는 임상 역시 큰 폭으로 늘어났다. 전체 임상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미미하지만, 마땅한 치료제가 없는 영역 개척을 위한 국산 품목 활용 증가는 의미 있는 행보라는 평가다.
20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이날 기준 국내 제약사가 주도하는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은 총 9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치료제 개발을 위한 전 세계적 움직임이 시작된 지난 3월 0건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국내사 개발 행보 역시 속도감이 붙고 있다.
임상 품목별로는 이미 다른 영역 적응증을 보유한 기존 품목을 활용한 약물재창출 방식이 주를 이룬 가운데 이날 승인을 획득한 녹십자 혈장치료제 GC5131A가 약물재창출 연구 이외에 개발 중인 코로나19 치료제 중 가장 처음으로 임상 2상을 승인 받았다. 완치자의 혈장을 활용한 혈장치료제는 신종 감염병 발발 시 가장 빠르게 투약 가능한 의약품으로 분류된다. 글로벌 혈장치료제 임상시험은 지난 3월11일 3건에서 이달 130건으로 43.4배 급증한 상황이다.
이밖에 임상 단계별로는 부광약품과 엔지켐생명과학, 신풍제약, 종근당, 크리스탈지노믹스, 대웅제약, GC녹십자 등이 2상이며 셀트리온 1상, 제넥신 1b상 등이다.
이에 따라 전 세계 치료제 임상에서 국내사 주도 임상이 차지하는 비중도 높아졌다. 매달 국내외 코로나19 관련 임상시험 동향을 집계 중인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에 따르면 지난 3월11일 전 세계 제약사 주도 치료제 임상 21건 가운데 국내사는 단 1건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하지만 이달 15일 기준 전체 403건 가운데 8건(녹십자는 20일 승인)이 이름을 올리며 1.98%의 비중을 차지했다. 수치 자체는 여전히 미미하지만, 국내가 세계 의약품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6%라는 점을 감안하면 크게 뒤쳐졌다고 보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백신의 경우 지난 6월 임상 승인을 획득한 제넥신 ‘GX-19'(1/2a상)가 전 세계 28건뿐인 임상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승인한 코로나19 관련 국내 전체 임상시험계획은 이날 기준 총 21건이다. 연구자임상을 포함한 치료제 관련 임상은 19건, 백신 관련 임상은 2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