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들, 카드사에 마일리지 떨이 판매

코로나 시국 울며 겨자먹기…카드사들, 잇단 마일리지 이벤트…하늘길 막혀 마케팅 효과는 '글쎄'

입력 : 2020-08-20 오후 2:44:09
[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서 불황을 겪는 항공사들이 카드사들에게 마일리지를 대폭 할인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사들은 저렴하게 구입한 마일리지로 소비자 혜택 확대 이벤트를 벌이는 등 마케팅에 나섰지만, 하늘길이 막힌 상황에서 고객 유인 효과는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카드사들이 자사 포인트를 항공 마일리지로 전환 시 추가 마일리지를 제공하는 이벤트를 연이어 시행하고 있다. 사진은 김포공항 국제선 청사의 항공사 발권 창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20일 업계에 따르면 카드사들은 저마다 항공사 마일리지 혜택을 추가로 지급하는 이벤트를 전개 중이다. 현대카드와 신한카드는 내달 30일까지 자사 포인트를 항공 마일리지로 전환할 경우 보너스 마일을 적립해준다. 포인트를 마일리지로 5000마일 이상 전환하면 1000마일을 추가로 제공하며, 매 5000마일 전환할 때마다 1000마일을 더 지급한다. 예컨대 1만마일 누적 전환 시 2000마일을, 2만마일 누적 전환하면 4000마일을 추가로 지급하는 식이다. 최대 보너스 지급 한도는 2만마일이다.
 
비씨카드도 자사 포인트를 대한항공 마일리지로 전환하면 추가 마일리지를 제공한다. 10만포인트 이상 대한항공 마일리지로 전환하면 기존 5000마일에 추가로 1000마일을 적립해준다. 여기다 포인트도 2만점 더 지급한다.
 
카드사들이 코로나 확산으로 마일리지 혜택에 대한 고객의 관심이 감소하고 있음에도 이처럼 이벤트를 시행하는 데는 항공사 마일리지에 투입되는 마케팅 비용이 줄어들어서다. 통상 카드사들이 제공하는 마케팅 혜택은 제휴사로부터 구입해 고객에게 제공한다.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해외 수요가 감소하면서 항공사 마일리지 구매 비용이 하락했고, 카드사들은 그만큼 고객에게 추가 혜택을 지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제휴사와 마케팅 비용을 분담하는데, 상황에 따라 비용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항공사들은 마일리지 판매 수익이 감소하더라도 실적 악화를 막기 위해 기존보다 낮은 가격에 마일리지를 판매에 나선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마일리지 판매 가격이 더 내려갈 수 있는 데다 자금 융통 필요가 커지며 판매를 서두를 가능성이 크다.
 
카드사들은 추후 코로나 악화 시 항공사 마일리지에 소요되는 마케팅 비용이 더욱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항공사 마일리지 유효 기간이 10년이라 하더라도 당장 고객들에게 혜택 유인이 없을 경우 마케팅 효과가 미미하기 때문이다. 최근 카드사들이 항공사 특화 카드를 없애고 온라인 마케팅 비중을 늘리는 것도 그런 이유다.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고객들의 수요가 없다고 하면 마일리지 혜택과 관련한 마케팅 비용을 줄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고용진 의원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니아나항공이 지난 2016년부터 20198월까지 19개 카드사에 판매한 마일리지 수익은 18079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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