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코로나19 사태 이후 재택근무나 시차출퇴근제 등 유연근무제가 급속도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10곳 중 3곳 이상이 현재 실시 중이고 향후 절반 가까이에 이를 전망이다.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은 기업 342곳에 ‘유연근무제 실시 현황’을 설문해 24일 밝혔다. 조사 결과, 36.3%가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조사 결과(22%) 대비 14.3%P 증가한 수치며, 같은 조사를 시작한 2017년 이래 가장 높은 비율이다.
특히 2017년(19%)과 2018년(22.7%)의 실시 비율도 20% 초반 내외로 비슷했던 점을 감안하면 올해 큰 폭의 증가세를 나타낸 것이다.
다만, 기업 형태별로는 대기업은 57.3%, 중소기업은 30.3%로, 유연근무제를 실시하는 중소기업은 대기업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이들 기업 중 50%는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올해 2월 이후 유연근무제를 도입했다고 답해, 코로나19 사태가 유연근무제를 도입 기업을 늘린 분수령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유연근무제를 실시하는 이유는 ‘직원들의 워라밸 보장을 위해서’(45.2%, 복수응답)가 1위였고, 근소한 차이로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서’(42.7%)가 뒤를 이었다. 계속해서 ‘업무성과 및 생산성 향상을 위해서’(34.7%) ‘주52시간 근로시간을 준수하기 위해서’(16.9%), ‘비용 절감을 위해서’(8.9%) 등의 순이었다.
현재 실시 중인 유연근무제 유형으로는 ‘시차출퇴근제’가 71.8%(복수응답)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다음으로 재택근무제(27.4%), 시간단축근무제(23.4%), 집중근무제(8.1%) 등의 순이었다.
전체 직원 중 유연근무제를 활용하는 직원의 비율은 평균 45.7%로 집계됐다. 이 역시 지난해(39.5%) 대비 6.2%P 늘었다.
유연근무제에 대한 직원 만족도는 높다(45.2%), 매우 높다(27.4%), 보통이다(24.2%) 등의 순으로, 72.6%가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이에 따라 유연근무제 실시 기업의 대다수(96%)가 앞으로도 유연근무제를 유지할 예정이라고 답했으며, 단 4%만이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유연근무제를 실시하지 않는 기업은 그 이유로 ‘제도 실시를 위한 여건이 안 돼서’(54.6%, 복수응답)를 첫 번째로 들었다. 다음으로 ‘타 부서, 협력사 등과의 협업에 문제가 생겨서’(26.6%), ‘업무가 많아 여력이 없어서’(16.5%), ‘경영진이 반대해서’(11.5%), ‘성과 하락이 우려돼서’(8.7%) 등의 답변이 이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기업 중 22%는 향후 유연근무제를 도입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아울러 전체 응답기업의 대부분인 80.4%가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긍정 이유는 ‘업무성과 및 생산성이 향상될 것 같아서’(53.5%, 복수응답)가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직원 만족도, 애사심이 높아질 것 같아서’(41.8%), ‘집단 감염을 예방할 수 있어서’(33.1%), ‘인건비 절감에 도움이 돼서’(12%), ‘법정 근로시간을 지키는 데 도움이 돼서’(11.6%) 등이었다.
반면 부정적이라고 밝힌 기업은 그 이유로 ‘타 부서 등과의 협업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서’(50.7%, 복수응답)를 첫 번째로 꼽았다. 계속해서 ‘사용 불가능한 부서와 형평성 문제가 있어서’(41.8%), ‘직원들이 제도를 악용할 것 같아서’(26.9%), ‘가능한 업종과 불가능한 업종 간 형평성 문제가 있어서’(25.4%), ‘전반적인 성과 하락이 우려돼서’(22.4%) 등을 들었다.
한편, 전체 기업들은 유연근무제가 보편화되기 위해 필요한 것으로 ‘직원들의 책임감 있는 자세’(49.1%, 복수응답), ‘경영진·관리자의 직원 신뢰’(44.4%), ‘도입 가이드라인과 노하우’(34.5%), ‘도입을 위한 예산 지원’(30.4%), ‘생산·효율성 중시하는 기업 문화’(23.1%) 등을 꼽았다.
자료/사람인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