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긴 시간 앉아서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는 직장인이라면 목과 어깨의 통증은 뗄 수 없는 사이다. '직업병'이려니 하고 무시하기 쉽지만, 무시하다 보면 통증은 점점 심해지기 마련이다. 일반적으로 통증이 지속해서 나타나고 심해지면 '혹시 목 디스크는 아닐까'라는 걱정이 앞서기 쉽다. 하지만 정작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목 디스크와 혼동되는 대표적인 질환이 '경견완증후군'이다.
경견완증후군은 온종일 컴퓨터 자판을 치는 것처럼 상체를 이용해 반복된 작업을 지속하면 나타나는 증상으로 10여가지 질환이 포함된다. 흔히 오십견으로 알려진 유착성 관절낭염을 비롯해 팔꿈치 관절 주위에 통증이 있는 내·외상과염(테니스, 골퍼 엘보)', 근육 수축이 원인인 '근막통증증후군' 등이 있다. 손목터널증후군으로 알려진 '수근관증후군'도 경견완증후군에 속한다.
경견완증후군은 목, 어깨, 팔꿈치, 손목 등에 작열감이나 무감각, 통증, 뻣뻣함 등 증상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해당 증상이 1주일 이상 지속되거나 한 달에 1번 이상 이런 증상이 보이면 경견완증후군을 의심할 수 있다. 통증이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거나 게릴라처럼 옮겨 다니기도 한다.
김명서 강동경희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경견와증후군은 X선, MRI(자기공명영상)를 촬영해도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가 많아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있다"라며 "진단과 치료를 위해서 의사가 환자의 증상을 귀담아듣고 면밀히 관찰해 치료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손이 저린 경우 목 디스크를 의심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손 저림 원인이 목 디스크인 경우는 1% 미만이다. 또 디스크가 조금 튀어나왔다고 해도 디스크가 아닐 수 있고, 통증으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도 있다. 다리가 아프면 허리디스크로 여기지만 무릎관절염이 원인인 경우도 있는 것처럼 손저림도 어깨 부위 근육이 뭉친 근막통증증후군, 주관증후군, 손목터널증후군 등 원인이 다양하므로 병원에서 진찰을 받고 정확한 원인을 찾아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경견완증후군의 치료는 통증의 원인에 대한 근본 치료가 핵심이다. 증상과 원인에 따라 스트레칭과 약물, 물리치료를 병행하고 통증이 심한 경우에 주사 치료 등 침습적 치료를 시행한다. 내·외상과염의 원인이 힘줄의 과사용으로 인한 문제에 있다면 휴식이 필요하며 약물, 물리치료 및 보조기를 통한 보존적 치료를 동시에 시행해 볼 수 있다. 통증이 심한 경우 주사 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반면, 자세가 좋지 않아 목뼈(경추)가 곧게 펴진 일자목이 원인일 땐 자세를 고치지 않으면 주사 치료를 시행하더라도 일시적인 경우가 많다.
경견완증후군은 무엇보다 구부정한 자세를 피해야 한다. 특히 목뼈는 측면에서 봤을 때 'C'자형이어야 한다. 목뼈가 목뼈 밑의 흉추보다 앞으로 나간 일자목은 주변 근육이 머리를 지탱하기 위해 항상 긴장하게 되면서 통증을 일으킨다. 목뼈의 모양이 바르지 않은 상태가 장시간 지속하면 도미노 효과처럼 어깨, 팔, 다리 등 전신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경견완증후군의 예방 및 개선을 위해선 평소 올바른 자세가 중요하다. 올바른 자세를 위해서는 오랜 시간 같은 자세를 유지하는 경우, 중간중간마다 적절한 휴식 및 스트레칭으로 긴장된 근육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 허리는 곧추세워 등에 골이 만들어져야 하며, 가슴과 어깨는 활짝 펴고 턱을 당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의자에 앉아 있을 땐 무릎의 위치가 엉덩이보다 높지 않아야 하며, 엉덩이와 허리의 각도는 90도가 좋다. 또 소파처럼 푹신한 곳에 앉을 땐 작은 쿠션을 소파와 허리 사이에 받치면 도움이 되며, 컴퓨터 사용 시에는 모니터 중심이 사용자의 코에 오도록 모니터 높이를 조절한다.
긴 시간 앉아서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는 직장인이라면 통증이 지속될 경우 목 디스크 보다는 경견완화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 사진/뉴시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