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코로나19 진단검사 행정명령을 거부한 광화문집회 참석자와 서울 사랑제일교회 관련자 2200여명에 대해 형사고발을 추진키로 했다. 극소수 반사회적 인사들이 정치적 목적으로 공동체를 파괴하고 감염병을 퍼트리는 행위는 '생물테러'라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강한 의지가 반영됐다.
31일 경기도청에 따르면 8월 광화문집회에 참석한 1만3334명 중 전날인 30일까지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지 않은 도민은 2055명으로 파악됐다.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관련자 가운데 미검사자는 166명이다. 앞서 이 지사는 지난 18일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코로나19 수도권 재유행에 따른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사랑제일교회 관계자와 8·15일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한 도민은 이달 30일까지 가능한 빠른 시일 내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아야 한다"면서 "행정명령 불이행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8월20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의 수도권 재유행에 따른 긴급호소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달부터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진행 중인 코로나19 재유행은 감염경로가 밝혀지지 않은 '깜깜이 환자'가 급증하고 있어 국민의 우려를 키운다. 이에 철저한 진단검사와 자가격리는 감염병 차단을 위한 필수 조치로 꼽힌다. 하지만 경기도에 따르면 이 지사가 기자회견을 한 이후에도 광화문집회에 참석한 전체 검사대상 가운데 15%는 검사를 받지 않았다. 더구나 진단검사를 진행하는 보건소 직원들을 껴안고 침을 뱉는 등 노골적 방역거부 행위까지 생김에 따라 당국의 강경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힘을 얻는 상황이다.
경기도는 전날까지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자발적으로 이행하지 않은 도민에 대해선 계속 연락을 취해 검사를 받도록 안내할 방침이다. 하지만 정당한 사유 없이 지속해서 검사를 거부할 경우 형사고발에 착수키로 했다. 경기도는 이미 감염병 미검사자에 대한 형사고발과 방역비용 구상권 청구소송 등을 담당할 진단검사법률지원단을 만들기로 했다. 법률지원단은 변호사와 특별사법경찰단(특사경), 역학조사관 등으로 구성된다.
한편,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와 경기도청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경기도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79명이다. 특히 최근 집단감염이 발생한 서울시 영등포구 큰권능교회 확진자가 요양보호사로 근무한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의 한 요양원에서 입소자 8명이 무더기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