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경찰이 지난 '8·15 광화문 집회' 전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 증상을 보인 소속 교인의 검진을 집회 이후로 미루도록 종용한 의혹을 받고 있는 사랑제일교회 관계자들을 상대로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장하연 경찰청장은 31일 열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코로나19 감염 의심자에 대한 검사지연 종용 의혹과 관련해 사랑제일교회와의 연관성을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들이 지난 22일 새벽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서 압수수색을 마친 후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경찰에 따르면, 사랑제일교회는 지난 14일 발열과 설사, 근육통 등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 증상을 보인 교인에게 약국에서 몸살감기약을 처방받고 코로나19 검사는 15일 광화문 집회 이후에 받을 것을 종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 교회 담임목사 전광훈씨가 이를 직접 지시한 것인지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70대 여성인 이 교인은 12일부터 5박6일 동안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20명 안팎의 사람들과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강당에서 합숙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랑제일교회 관련 혹진자는 31일 0시 기준으로 하루 사이 10명 증가해 모두 605명으로 늘었다.
장 청장은 "지난 22일 사랑제일교회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압수물 분석을 통해 교인명단 누락여부를 파악 중"이라고 밝히고 "중앙사고수습본부에서 경찰의 압수물에 대한 자료제공 협조 요청을 접수하고, 법무부 유권해석 등을 거쳐 28일 감염병 방역활동에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관련 자료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장 청장에 따르면, 경찰은 이날 기준으로 지난 '8·15 광화문 집회' 현장에서 불법집회 혐의 등으로 검거한 30명 중 경찰을 폭행한 혐의로 구속한 1명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고 나머지 29명을 불구속 수사 중이다.
경찰은 이와는 별도로 서울시의 집회금지 명령에 불복하고 불법집회를 강행한 주최자 등 4명을 수사 중이나 이들 중 3명은 경찰의 출석요구를 거절하고 있다. 장 청장은 "해당자들에 대해 2차로 출석을 요구했으며, 현장 채증영상 분석 등을 토대로 불법행위 가담자들을 특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각 지방자치단체 방역당국은 지난 광복절 당시 불법집회 가담으로 코로나19 확산 통로로 의심되는 157명에 대한 소재 파악을 경찰에 요청했으며, 경찰은 이들 중 155명에 소재 파악을 완료하고 나머지 2명은 소재를 파악 중이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