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부동산 우회대출 행정지도…저축은행 여·수신 증가 제동 거나

입력 : 2020-09-01 오후 2:25:28
[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정부가 부동산 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제2금융 사업자대출 등을 본격적으로 규제한다. 강화된 규제로 여신이 위축될 경우 저축은행은 대출 자금으로 사용하는 수신 모집을 줄일 것으로 관측된다. 대출 자산이 감소하는 것에 비해 수신만 늘어나면 예대마진이 악화하기 때문이다.
 
정부가 부동산 대출 규제 수위로 높이면서 저축은행 여·수신 규모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사진은 서울에서 영업 중인 한 저축은행. 사진/뉴시스
 
1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상호저축은행의 6월 기준 여신 총액은 69조3465억원으로, 70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저축은행들은 올 상반기 기준금리 인하를 기회로 여·수신 자산을 확대해 영업에 나선 바 있다.
 
하반기에는 이 같은 영업 확대 기조가 바뀔 전망이다. 정부가 부동산 가격 급등을 막기 위해 제2금융에서도 대출 규제에 나서면서다. 정부는 이달부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출 시 신용대출을 제대로 반영하는지 또는 개인사업자 등이 대출을 받아 주택구입 용도로 사용하는지 여부 등을 점검키로 했다. 아울러 2일부터는 대부업자를 통한 우회대출에 대해 주택담보인정비율(LTV) 한도 등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적용하도록 행정지도에 나선다.
 
이처럼 부동산 대출 영업 규제가 강화될 경우 저축은행은 늘어나는 수신을 줄이려는 시도를 할 가능성이 크다. 여신은 감소하는데 수신만 늘어나면 역마진이 우려돼서다. 특히 부동산 대출의 경우 담보를 바탕으로 안정성을 갖춰 경기 침체기에 굴리기 좋은 상품으로 여겨져왔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부동산 대출이 전체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지만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 여신이 줄어들 것"이라며 "여신이 나가기 어려운 상황에서 수신만 계속 들어올 경우 수익성은 악화한다"고 말했다.
 
결국 저축은행들은 예대마진 악화를 완화하기 위해 지속해서 수신 금리를 낮출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하반기 저축은행들이 경기 침체에도 수신이 많이 늘어나면 역마진을 피하기 위해 수신 금리를 계속 낮출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미 코로나 확산으로 기준금리가 인하되면서 저축은행 예금 금리도 계속 낮아지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9월1일 기준 79개 저축은행의 6개월 만기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1.34% 수준이다. 연초(1.63%) 대비 0.3%포인트 하락했다. 1일 기준 1년 만기 정기예금 상품의 평균금리 역시 1.65%로, 올해 1월 2%대가 넘는 금리를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큰 폭으로 하향 조정됐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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