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코로나19 확산 속 '빅3' 저축은행이 다른 경영 노선을 걷고 있다. SBI저축은행은 코로나를 기회로 공격적인 영업에 나선 반면, OK·웰컴은 건전성 관리 및 비용 효율화를 바탕으로 수익성을 개선했다.
각 저축은행의 2분기 실적이 발표된 가운데 업체별 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하는 영업 방식이 달랐다. 사진은 서울에서 영업 중인 한 저축은행. 사진/뉴시스
2일 업계에 따르면 올 2분기 저축은행 실적 발표에서 SBI의 2분기 총자산 규모는 10조2112억원으로 집계돼 처음으로 10조원을 돌파했다. 지난 1분기(9조3246억원) 대비 단기간에 7000억원 가량 자산이 상승했다.
SBI저축은행의 자산이 크게 증가한 데는 대출영업 확대가 한 몫 했다. 2분기 말 기준 SBI저축은행의 대출채권 규모는 8조4135억원으로, 지난해 말(7조1225억원) 대비 18.1% 증가했다. 다만 순이익은 하락세다. SBI저축은행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655억원으로 집계돼 지난해 동기(724억) 대비 10.5% 감소했다.
이처럼 순이익이 하락한 이유는 대출자산 확대에 따른 대손충당금 증가와 수신 확대로 이자비용이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SBI저축은행의 2분기말 대손충당금은 263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2332억) 대비 300억원가량 증가한 수준이다. 2분기 이자비용은 497억원으로 집계돼 전년(445억)보다 11.7% 늘었다. 특히 초저금리 기조에 보통예금으로 자금이 몰리면서 보통예금이자비용은 2분기 83억원을 기록, 지난해(4억5446만)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다.
반면 SBI저축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업체들은 리스크 관리에 방점을 두고 수익성을 개선했다. OK저축은행의 2분기 순이익은 56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282억) 대비 101.8% 증가한 규모다. 웰컴저축은행의 2분기 순이익은 326억원으로 전년(263억)보다 24% 상승했다.
두 업체 모두 대출 영업을 확대한 것보다 비용 효율화 등을 통해 수익을 개선했다. OK저축은행은 대손상각비 및 판매관리비 감소로 인해 2분기 영업비용이 전년 동기 대비 55억 줄였다. OK저축은행 관계자는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비용 감축 노력과 대손충당금 환입 효과로 순이익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웰컴저축은행은 대출채권 등 처분이익이 증가하고 건전성 관리로 충당금 환입이 늘면서 수익이 개선됐다. 올 2분기 대출채권 처분이익은 2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배 증가했다. 유가증권 처분이익도 16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플러스 전환했다. 웰컴저축은행 관계자는 "이자수익이 확대된 것보다 건전성 관리로 대손충당금 환입금이 늘어나면서 순이익이 증가했다"며 "하반기에도 자산 확대보다는 코로나에 대비해 건전성 관리에 방점을 둘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