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와 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이 코로나19 검사에 불응하고 역학조사를 방해한 방역 방해자에 대해 구상권 청구 등 강경대응에 나선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재유행하는 상황에서 광화문집회 참석자와 사랑제일교회 신자 등 일부가 방역당국의 지시를 거부하는 건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감염병 예방법)를 위반하고 공동체의 질서를 저해한다고 판단해서다.
2일 창원시는 광화문 집회에 참석한 사실을 숨겨 방역당국에 혼란을 초래한 창원 51번 확진자를 감염병 예방법 위반 혐의 등으로 고발하고 3억원의 구상금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40대 여성인 이 확진자는 광화문 집회에 참석했으면서도 "광화문에 간 적 없다"라고 거짓말을 하며 검사를 거부했다. 이후 그는 지난달 27일 뒤늦게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으나 2~3일간 검사를 거부하는 동안 두 딸을 포함해 5명을 감염시켰다.
2일 박유미 시민건강국장이 중구 서울시청에서 코로나19 대응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서울시도 코로나19 수도권 재유행의 시발점이 된 성북구 사랑제일교회를 상대로 구상권을 청구할 방침이다. 지난 1일 박유미 서울시 방역통제관은 코로나19 대응 정례브리핑에서 "사랑제일교회의 방역수칙 위반과 역학조사 방해 등에 대해 책임 범위와 배상액을 검토 중"이라며 "이달 내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라고 했다.
건보공단도 코로나19 확진자 가운데 타인에게 감염 원인을 제공한 자에 대해선 진료비 약 55억원을 청구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건보공단 측은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는 상황과 관련해 공단은 소송전담팀을 구성할 계획"이라며 "방역당국과 지자체의 협조를 받아 특정 확진자의 법률 위반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사례별 법률 검토를 한 후 손해액 산정, 부당이득금 환수 또는 구상금을 청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경기도도 지난달 31일 도민 중 코로나19 진단검사 행정명령을 거부한 광화문집회 참석자와 서울 사랑제일교회 관련자 2200여명에 대해 형사고발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경기도는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있는 도민에게 지난달 30일까지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도록 안내했다"면서 "검사에 불응한 경우에 대해 변호사와 특별사법경찰단(특사경), 역학조사관 등으로 구성된 법률지원단을 꾸려 즉각 형사고발키로 했다"고 말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