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틱(tic)' 질환은 얼굴 근육, 신체의 일부를 반복적으로 또는 예측할 수 없이 갑작스럽게 움직이거나 갑자기 이상한 소리를 반복해서 나타내는 것을 말한다. 눈 깜빡임, 안구 움직임, 입 내밀기, 얼굴 찡그리기, 머리 흔들기 등으로 나타난다. 특히 최근 집콕 생활과 장시간 온라인 학습 등으로 일상 생활에서 눈을 자주 깜빡이는 아이들이 많아졌고, 틱 증상으로 진료를 받는 환아가 예년보다 늘었다는게 전문가들 설명이다.
윤상진 평택 함소아한의원 대표원장은 "눈을 깜빡인다고 해서 모두 틱 장애는 아니고 시력 이상, 결막염, 눈썹이 찌르는 경우 등 안과적 이상소견이나 비염이 있는 경우도 있다"라며 "하지만 그 이외의 경우 눈 깜빡임이 4주 이상 지속되고 다른 틱 증상이 복합적으로 나타난다면 틱 장애를 의심해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틱 장애의 원인에는 기질적인 요인과 심리적인 요인이 있다. 뇌의 구조적, 기능적 문제가 틱의 원인 중 하나인 것은 사실이다. 유전적 요인이 원인이 될 수도 있고, 호르몬 문제나 면역반응 이상도 틱의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전체 아동의 10~20% 정도가 경험하는 일시적인 틱 증상은 주로 학습이나 심리적 요인 그리고 환경적 요인 등이 주요 발병 또는 악화의 원인이다.
따라서 아이들이 성장기에 뼈와 근육이 자라며 성장통을 경험하듯, 일시적으로 경험하게 되는 틱 증상은 뇌 자체의 문제라기보다 마음의 문제인 경우가 많다. 동생이 생겼을 때,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할 때,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선생님이 바뀌었을 때, 학교에 입학했을 때, 학습량이 많아졌을 때, 부모에게 심하게 혼이 났을 때 등이 대표적이 예다.
아이가 긴장하거나 마음이 불안해지면 일시적으로 눈 깜빡임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 1~3주씩 지속지만 사라지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최근에는 눈 증상부터 시작해서 점점 얼굴 아래쪽으로, 운동 틱에서 음성 틱으로 증상이 점차 악화돼 진행하는 모습들이 늘고 있다.
윤상진 원장은 "틱은 주로 5~11세 사이에서 많고 남자아이에게 3~5배 정도 더 많이 나타난다"라며 "초기 틱 증상은 단순 근육 틱으로 얼굴에 주로 나타나는데 처음에는 눈만 깜빡거리던 아이가 눈썹을 일그러뜨리고 음음 소리를 내다가, 고개를 털고, 배를 꿀렁이는 등 증상이 점차 심화된다"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로 아이들 역시 집이 아니면 마스크를 벗지 못하고 있다. 아이들의 머릿속에서 집 밖은 코로나 바이러스로 위험한 곳이고 외출에서 돌아와 손을 깨끗이 소독하거나 씻지 않으면 무서운 코로나바이러스가 몸속으로 들어올 것만 같다. 일상이 달라졌고, 아이들의 마음속에 긴장과 강박감이 차지하고 정서에 커다란 불안감이 생긴 것이 사실이다.
또 어느 곳이든 몸과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제약도 많아졌다. 틱 장애는 스트레스에 민감한 질환이다. 스트레스의 내부적 요인으로 긴장, 걱정, 불안이나 두려움, 감정적 흥분, 지루함 등이 있는데, 코로나19로 인한 일상의 변화가 아이들에게 적지 않은 스트레스이며 틱 장애를 악화하는 심리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틱 장애와 환경적 요인에 대한 예일 의과대학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혼자 있는 상황, TV 시청, 수동적인 활동 참여, 읽기 과제 수행, 틱과 관련된 대화 등이 외부적인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한다. 최근 아이들은 학교에 매일 가지 않고 바깥 활동이 줄었다. 집에 혼자 있는 시간도 많아졌다. 학교에서 친구들과 함께 즐겁게 공부하고 싶지만, 집에서 온라인 동영상 교육을 받아야 하고 과제를 해야 한다. 그러다가 심심하면 TV를 보고, 스마트폰으로 동영상을 보거나 게임을 한다. 이러한 생활 환경은 틱 장애를 유발하기 쉬운 환경적 요인이 될 수 있으며 아이들이 건강하게 스트레스를 해소할 방법을 찾기 힘들다.
틱 초기 증상이라면 대부분 좋아지는 경우가 많아 너무 걱정을 하기 보단 지켜보는 것이 좋겠다. 하지만 증상이 갑자기 심해지고 여러 증상을 보이거나 아이가 틱 증상으로 불편해하는 경우에는 진료를 통해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아이들의 경우 소아 틱 치료를 하는 한의원이나 소아정신과가 있는 병원에서 진료를 볼 수 있다. 집에서 할 수 있는 생활 관리와 더불어 여러 가지 틱 장애 치료방법 중 아이의 상태와 체질에 맞는 가장 적합한 치료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잦은 눈 깜빡임이 모두 틱 질환은 아니지만 다른 증상과 복합적으로 나타난다면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사진/함소아한의원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