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저축은행이 '소액신용대출' 취급을 줄이고 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연체율 관리에 비상등이 켜지면서 저신용자 대출 문턱을 높이는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여파로 연체율 상승 부담이 높아지면서 저축은행들이 소액신용대출 취급을 줄이고 있다. 사진은 한 은행 영업점에 대출 안내문이 붙어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늘었던 소액신용대출 규모가 올해부터 다시 감소세를 보일 전망이다. 그동안 300만원 이하 소액신용대출은 저신용자에게 고금리로 자금을 빌려줄 수 있어 이자수익이 높은 상품으로 여겨졌다. 또 서민 및 취약차주의 금융 접근성을 제약받지 않도록 정부가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 산정에서 제외해 취급 규모를 늘리는 데 부담이 적었다.
이에 저축은행들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소액신용대출 취급을 확대했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79개 저축은행의 소액신용대출 취급액은 90조309억원으로 집계돼 전년 동기(76조9226억원) 대비 17% 증가했다. 지난해 말 총대출 대비 소액신용대출 비중도 1.38%를 기록해 전년보다 0.08%포인트 올랐다.
그러나 올해는 상황이 바뀌었다. 코로나 여파로 주요 저축은행들이 소액신용대출 취급 비중을 축소하기 시작하면서다. 실제 SBI저축은행의 올해 6월 말 기준 총대출(8조6581억원) 대비 소액신용대출(1372억원) 비중은 1.58%로, 3월 말보다 0.06%포인트 하락했다.
OK저축은행과 웰컴저축은행은 소액신용대출 취급 규모와 비중이 모두 감소했다. OK저축은행의 6월 말 기준 소액신용대출 취급액은 2902억원으로 3월말(2964억원) 대비 약 60억원 감소했다. 취급 비중도 지난 3월 4.24%에서 올해 6월 4.22%로 소폭 감소했다.
웰컴저축은행 역시 올 2분기 기준 소액신용대출 취급액이 1340억원으로 집계돼 지난 3월(1425억원) 대비 100억원가량 축소됐다. 비중도 같은 기간 5.02%에서 4.78%로 하락했다.
이처럼 주요 저축은행들이 소액신용대출 취급을 선제적으로 줄이는 데는 코로나 확산에 따라 연체율 관리가 시급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소액신용대출의 경우 저신용자가 '급전대출'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 회수율이 낮은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300만원 이하의 급전 대출은 사실상 기존 대출을 끼고 있는 차주가 유동성에 문제가 와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하반기에는 소액신용대출 취급 비중이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금융당국이 취약 차주의 대출 원리금 상환 유예를 재연장 한데다 태풍 수해까지 겹치면서 업체들은 연체율 악화를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연체 위험 부담이 높은 대출상품은 심사를 보수적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저축은행들도 상대적으로 위험이 낮은 중금리 대출을 주력상품으로 취급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