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서비스 안정성 확보 조치를 취해야 할 부가통신사업자의 기준을 마련했다. 전년도 말 3개월간 일평균 이용자수가 100만명 이상이면서 같은 기간 일평균 트래픽양이 국내 총량의 1% 이상인 사업자가 그 대상이다. 해당 기준을 적용하면 구글, 페이스북, 넷플릭스, 네이버, 카카오 등 5개 사업자가 앞으로 서비스 안정성 조치를 해야 한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서비스 안정성 조치를 통해 기간통신사업자와 부가통신자간 활발한 협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 아울러 이번 개정안이 국내 사업자의 역차별 문제를 발생시키지 않을 것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다음은 지난 7일 온라인으로 열린 기자단 브리핑에서의 김남철 과기정통부 통신경쟁정책과장과 취재진의 일문일답.
조건에 부합하는 대상 사업자들은 어디 어디인가. 콘텐츠제공사업자(CP)와 인터넷서비스제공사업자(ISP)가 필요한 경우 합의하도록 했는데 '필요한'의 의미와 대상은?
100만명 이상의 이용자를 보유한 사업자는 50여곳이었다. 국내 트래픽 총량의 1% 이상을 차지한 사업자는 지난 5~7월 기준 8곳이다. 그중 3개 사업자가 100만 이용자 기준을 충족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5개 사업자인데 구글, 페이스북, 넷플릭스, 네이버, 카카오다.
부가통신사업자가 용량 증설, 트래픽 변경 등이 필요할 때 계약을 맺은 ISP에 협의를 요청해 진행하게 한 것이다. 통상적으로 CP와 ISP는 그런 방식으로 협의하고 있다. 서비스 전달 과정에서 용량이 포화해 ISP가 부가통신사업자에게 협의를 요청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는 극히 예외적인 일이다. 일반적으로는 부가통신사업자가 가입자, 트래픽 등 증가할 때 기간통신사업자에게 협의를 요청한다. 갑자기 당일날 통보를 하면 기간통신사업자가 적절히 대응하기 어려울 수 있다. 협의 요청 주체는 부가통신사업자로 보인다.
넷플릭스 '오늘의 탑10' 콘텐츠 페이지. 사진/넷플릭스
최근 해외 정부나 기업이 통상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여기에 대한 입장은?
법 통과 직후부터 미국 등에서 국내 연구반에 통상 문제 우려를 지속해서 전달했다. 연구반에 산업통상자원부의 자유무역협정팀 직원도 참여해 주의 깊게 살펴봤다. 통상 문제로 제기되는 것은 '서버나 현지 주재 의무를 명시적으로 부과했나'와 '해외 사업자 등 규율 대상'에 관한 것들이다.
서버 현지화를 의무화하지 않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내용적으로 위반되지 않는다. 프랑스에서도 디지털세 논의 과정에서 자국 기업은 한곳이고 외국 기업이 대다수여서 통상 위반 논란 제기돼 미국과 분쟁을 겪었다. 결국 시행을 1년 유예했다. 국내는 국내외 사업자를 막론하고 일정 규모 이상의 사업자를 대상으로 하므로 FTA 통상 문제는 없는 것으로 검증받았다.
넷플릭스 등 글로벌 사업자가 조치를 수행하지 않고 자료를 제출하지 않는 등 상황이 발생하면 어떻게 대응할 계획인지.
입법예고 안을 만들면서 구글, 넷플릭스, 페이스북 등과 최소 4차례 이상 만났다. 글로벌 사업자도 우려 사항을 전달했다. 글로벌을 대상으로 사업을 전개하기 때문에 트래픽, 이용자수 등을 한국 내로 특정해달라고 했다. 글로벌 사업자라는 이유로 특별한 의무를 부여받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나왔다.
국내외 사업자가 서비스 안정 조치를 취할 때 미비점이 있어서 법이 만들어졌다. 부가통신사업자들은 현재 다양한 방안을 만들었고, 국내 사업자의 경우에는 ISP와 망 연동 계약을 했고 관련 조치도 하고 있어서 추가적 조치는 거의 없다. 조항마다 각 사가 하는 것을 확인했더니 대부분 이행하고 있었다. 이 법은 국내외 일정 규모 모든 사업자에게 적용된다. 법 이행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 법을 회피했다고 보는 것에 동의하기 어렵다. 이행 상황을 충실히 점검하고 시행령이 준수되도록 조치를 취하겠다.
국내 사업자가 이 법에 대해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국내 사업자의 경우 이미 상당한 조치를 취해 시행령 규정의 조건을 대다수 충족한다. 일부 거대 사업자에게만 적용하기보다 폭넓은 서비스 사업자를 대상으로 규율하자는 의견도 있었다. (역차별 지적에 대해) 앞으로 입법예고 후 사업자 의견 수렴 과정에서 협의하겠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체감규제포럼·코리아스타트업포럼·벤처기업협회는 지난 5월 기자회견을 열어 국회 과방위를 통과한 인터넷 규제 관련 법안의 처리를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사진/뉴시스
개정안 발의 시초가 페이스북의 접속경로 변경 문제였다. 페이스북과 방송통신위원회의 2심 선고가 이번주에 있다. 법이 만들어지기 전과 후는 어떻게 달라지나.
법 시행은 오는 12월10일부터다. 페이스북 2심 판결에 인용되기 어려울 것이다. 재판의 쟁점 중 하나인 트래픽 경로 변경 문제와 관련해 시행령에 유사한 조항이 있다. 시행령 3항 3호에 트래픽 경로변경 등 서비스 안정성에 중대한 영향 미칠 수 있는 것은 사전에 통지하도록 했다. 이러한 입법 미비 사항을 보완했다. 서버 용량이나 인터넷 연결의 원활성 등 다양한 조치를 취하고 사업자와 협의하도록 했다. 계약을 강제하지 않지만 이러한 조항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 사업자 간 계약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예상한다.
디즈니플러스 등 해외 사업자가 국내에 진출할 경우 당장 대상 범위에 적용되지 않는가?
적용 기업을 이용자수, 트래픽 등으로 정했기 때문에 갑자기 이용자가 늘지 않는 이상 서비스 초기 단계에선 적용 대상이 되지 않을 것이다. (법 대상을) 일부 대형 CP에 한정했지만, 모든 CP가 앞으로 서비스 제공할 때 가이드라인으로 지키리라 생각한다.
카카오는 4000억원을 투입해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에 데이터센터를 건립한다. 사진/카카오
위반 사업자에는 어떤 처벌이 부과되나.
처음 시정조치 후 위반하면 과태료 2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해외 사업자는 법 이행을 위해 국내 대리인을 반드시 지정해야 한다. 위반 사항이 있으면 국내 대리인을 통해 시정명령, 행정명령이 나갈 계획이다.
싸이월드처럼 사업을 중단했을 때 이용자가 데이터 생성을 요구할 수 있는 대상 기업은?
이 법은 일정 기준을 충족하는 기업만 대상으로 한다. 모든 사업자에게 규율할 수 없다. 대형 사업자 중심으로 규율하고 필요에 따라 확대하려고 생각하고 있다. 일부 글로벌 사업자는 고객 생성 데이터를 언제든지 다운로드, 백업 조치할 수 있게 하고 있다. 해당 법문을 휴지, 폐지 등으로 제한한다면 글로벌 기업의 경우 망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표현을 완화해서 일반적 상황도 해당하도록 완화해서 표현했다.
향후 기준에 따라 대상 사업자를 추가하거나 제외하는 시기와 방식은?
실제 법이 시행됐을 때 그때 대상 사업자가 5곳이 될지는 측정해 봐야 한다. 매년 적용 대상 기업을 발표하므로 매년 변동이 있을 것이다. 절차와 시기는 매년 직전말 3개월 평균 일일 이용자수와 트래픽양을 측정해 고시한다. 대상 사업자의 경우 트래픽과 가입자 증가에 따라 늘어날 수 있다.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