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뮤콘'은 보석 같은 국내 뮤지션들을 찾아내 해외 시장에 소개하는 '산파(産婆)' 역할을 해오고 있다. 록과 힙합, 일렉트로닉, 포크, 댄스, 전통음악, 월드뮤직 등 다양한 한국의 음악들을 세계 시장에 알려왔다. 공연 뿐 아니라 전 세계 음악 관계자들이 함께 교류하는 장도 열어왔다. 행사기간에는 세계적인 뮤직 페스티벌 디렉터와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콘퍼런스', 해외 바이어와 국내 기획사, 제작자들을 연결해주는 '비즈니스 매치메이킹' 등이 열린다.
올해 9회를 맞은 ‘서울국제뮤직페어(MU:CON·뮤콘 2020)’는 코로나 여파에 23일~26일 전면 온라인으로 열린다. 지난해에 이어 뮤지션 윤상을 쇼케이스의 예술감독으로 초대하고 이성수 SM엔터테인먼트 대표, 음악 동영상 앱 트릴러(Triller)의 공동대표 제이슨 마 등을 연사로 초청한다. 다양한 장르 뮤지션 70팀의 온라인 쇼케이스도 행사 기간 내내 이어진다.
24~25일 이틀간 준비되는 콘퍼런스는 ‘코로나19 이후의 음악산업(Post Corona, Next Music Industry)’을 주제로 구성된다. 특히 이성수 SM 대표의 강연 '컬쳐 테크놀러지, IP 산업 그리고 언택트'와 제이슨 마 트릴러 공동 대표의 강연 '팬데믹 이후의 음악시장 변화와 흐름'은 대중음악 시장 전반을 아우르는 본 행사의 취지를 확인시켜줄 전망이다.
음악산업 데이터 분석 기업 차트매트릭(Chartmetric)의 조성문 대표와 트위터의 김연정 이사는 각각 '음악산업의 데이터 분석과 A&R의 미래', 'NEW 비즈니스를 위한 K-POP 팬덤 읽기'를 주제로 연단에 선다.
개막 축하공연은 23일 저녁 7시부터 틴탑, 여자친구, 온앤오프, 드림캐쳐, 문빈&산하(아스트로), 죠지, 이날치, 박문치, 가호 등이 참여한다. 24일부터 26일까지 이어지는 ‘뮤콘 쇼케이스’에는 MC 스나이퍼, 림킴, 서도밴드, 딕펑스, 손승연을 비롯한 국내외 뮤지션 총 70팀이 참여해 무대를 펼친다.
지난해 '뮤콘 2019' 쇼케이스에 참가한 아티스트들. 사진/한국콘텐츠진흥원
특히 쇼케이스는 해외 주요 페스티벌 디렉터·미디어 관계자를 대상으로 한 공연 무대다. 이들 디렉터의 선정을 받은 팀은 콘진원으로부터 차년도 해외 페스티벌 참가 및 미디어 출연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때문에 아시아퍼시픽뮤직미팅(APaMM,에이팜), 잔다리페스타 등과 함께 행사는 대중음악의 숨은 음악을 해외에 알리는 채널로 알려져왔다. 코로나 여파로 잠정 연기됐으나, 지난해 밴드 코토바가 이 기회를 활용해 올해 50주년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에 초청된 바 있다.
하지만 음악계에선 '뮤콘'과 같은 행사가 일회적이라는 한계도 지니고 있다고 평가한다. '뮤콘'을 계기로 한 두 차례 해외 시장에서 공연을 할 수는 있지만, 그것을 해외 진출로 보기에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간담회에서 만난 윤상은 이에 관한 본지 기자의 물음에 "그런 한계를 인정한다"며 "하지만 데이브레이크나 YB 등 2~3차례 이후 단계를 만들어가는 뮤지션도 있다. '뮤콘' 역시 장기적으론 참여 횟수에 제한 없이 지속적인 기회를 열어주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었다.
또 그는 "방탄소년단(BTS)의 성공에 고무돼 다른 뮤지션들의 성공이 준비돼 있진 않다고 생각한다"며 "한국 대중음악이 지닌 음악적 깊이와 다양성을 세계에 소개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예술감독으로 선정된 뮤지션 윤상. 사진/한국콘텐츠진흥원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