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하늬 기자] 정부가 의료계의 의사국가시험 추가 접수 등 의대생 구제책 마련 요구에 대해 국민의 동의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시의 추가 접수는 수많은 직종과 자격을 준비하는 사람들에 대한 형평과 공정에 위배되는 측면이 있어서다.
제85회 의사국가시험 실기시험 둘째날인 9일 오전 서울 광진구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본관으로 응시생이 시험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9일 손영래 보건복지부 대변인은 온라인 정례브리핑에서 "의료계의 의사국가시험 추가 접수 등 의대생 구제책 마련 요구에 대한 국민의 동의가 선행되지 않는다면 정부로서도 쉽게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국가시험은 수많은 직종과 자격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치르고 있기 때문에 국가시험의 추가 접수는 다른 이들에 대한 형평과 공정에 위배되는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 시험응시를 거부한 의대생을 구제하면 안 된다는 목소리가 크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국시 접수 취소한 의대생들에 대한 추후 구제를 반대합니다'라는 게시물에는 이날 오후 기준 49만여명이 동의했다. 손 대변인은 "의대생들은 현재 국가시험을 스스로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고, 아직 '국가시험에 응시하겠다'는 의견도 공식적으로 받은 바 없다"며 "이런 상황에서 국가시험의 추가 기회를 논의하는 것 자체의 필요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정부는 앞서 시행 날짜와 응시접수 마감일을 연기했다. 지난달 31일 전국 의대 본과 4학년의 약 90%가 정부 의료정책에 반발해 국시 실기시험 응시 접수를 취소하자 당초 1일로 예정됐던 시험을 일주일 뒤인 8일로 연기하고 재응시 접수를 받았다. 하지만 응시 대상자 3172명 중 446명(14%)만 접수해 응시율에 별다른 변화가 없었으며 시험 첫날인 8일엔 단 6명만 시험에 응시했다
현재 의대생들은 아직까지 시험 추가 접수 여부 요청을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각 대학 의과대학 학생회를 중심으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전날 서울대 의대 학생회가 재학생 884명을 대상으로 동맹 휴학과 국시 응시를 거부하는 단체행동을 이어갈지 설문 조사한 결과, 70.5%가 반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투표에는 745명(84%)이 참여했다. 올해 국시를 응시해야하는 본과 4학년 학생은 81%가 단체행동은 지속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답했다.
정부는 일단 인턴, 레지던트 등 전공의들이 무기한 집단휴진을 마치고 현장으로 복귀하기로 결정한 데 대해서는 환영했다. 손 대변인은 "정부와 대한의사협회 사이에 어느 정도 합의가 이뤄지고 전공의 단체들이 하나씩 진료현장에 복귀하는 것은 굉장히 환영할 만한 일"이라며 "정부는 의사협회와 합의문 이행을 위해 의정협의체 구성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고, 그 안에서 진정성을 갖고 열린 자세로 최선의 대안을 만들기 위해서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시 거부로 내년도 의료인력 부족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는 "군의관은 인턴 또는 전공의 수련 과정을 거친 전문의를 중심으로 선발되고 있어 큰 차질이 없을 것"이라며 "공중보건의사는 현재 1900명인데 내년 충원 인력이 약 500명 수준이라 300명 내외의 인력이 차질을 빚지 않을까 예측한다"고 말했다.
세종=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