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일본 차기 총리를 결정하는 자민당 총재 선거가 임박한 가운데 유력 후보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당선되고 중의원 해산과 총선 승리를 이끌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왔다. 아베 신조 총리의 사의 표명 이후 스가 후보의 국회의원 지지율이 80%에 육박하는 등 사실상 당선이 확정됐다는 여론이 우세해 스가 후보의 장기집권 가능성이 더 커졌다는 분석이다.
10일 NHK에 따르면 고노 방위상은 9일 미국의 싱크탱크가 주최하는 온라인 강연회에서 “다음주 새 총리가 선출되면 아마도 10월 중 중의원 해산·총선이 실시될 수 있다”고 밝혔다.
고노 방위상은 "내년으로 연기된 2020 도쿄올림픽과 패럴림픽을 고려하면 중의원 해산·총선 시기가 제한되기 때문에 다음 달 중 실시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고노 방위상은 아베 총리 후임 후보 중 한 명으로 꼽혔지만 소속 파벌인 아소(麻生)파가 '스가 지지'를 선언함에 따라 출마를 포기한 바 있다.
일본 내에서 아베 총리 후임으로 스가 후보가 당선될 것이라는 예측은 이미 기정 사실화된 분위기다. 의원내각제를 채택한 일본에서는 집권당의 총재가 정상인 총리가 된다. 즉 자민당 총재 선거는 총리를 선출하는 투표다. 자민당은 총재 선거는 오는 14일 실시된다.
고노 방위상의 전망대로 중의원 해산과 조기총선이 이뤄질 경우, 스가 후보의 장기집권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현재 중의원의 임기는 내년 10월까지다. 스가 후보가 총리로 선출될 경우 안정적 국정운영을 위해 기존 중의원을 해산하고 조기 총선을 진행할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새로운 정권이 중의원 선거에서 승리하면 1년짜리 잠정 정권이 아닌 장기 집권의 토대가 마련된다.
스가 후보는 "중의원 해산과 조기 총선은 총재 선거가 끝나고 나서 생각할 얘기"라며 "코로나19 감염 상황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나타낸 바 있다. 대다수 일본 국민은 조기 총선에 부정적이라는 점을 고려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교도통신이 지난 8~9일 전국 유권자 108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 조에 따르면 조기 총선 시기에 대해 ‘현 중의원 임기 만료나 그 시점 부근에서 하는 것이 좋다’는 답변이 58.4%를 차지했다. ‘가급적 빨리해야 한다’(13.2%)라거나 ‘연내 실시’(10.1%), ‘내년 상반기’(14.3%)를 꼽은 응답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새 총리로 적합한 인물에 대한 물음에는 스가 후보가 50.2%로 1위를 달렸다. 자민당의 또 다른 후보인 이시바 시게루 후보를 거론한 응답자는 30.9%, 기시다 후미오 후보는 8.0%에 그쳤다.
조기총선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도 '스가 대세론'은 더욱 힘을 받고 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스가 후보에 대한 국회의원 지지율은 78%로 파악됐다. 요미우리신문 조사는 73%로 나왔다.
지난 8일 오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후임을 결정하는 자민당 총재 선거가 고시됐다. 이날 도쿄 소재 자민당 본부에서 후보들의 공동 기자회견이 열린 가운데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AP·뉴시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