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미국 길리어드사이언스가 25조원 규모에 이뮤노메딕스를 품으며, 이뮤노메딕스의 핵심 기술인 '항체약물복합체(ADC)'가 주목받고 있다. 차세대 항암제 유력 기술로 주목받으며 빅파마들이 확보전을 펼치고 있는 만큼, 국내 기술 역시 잰걸음 내고 있다.
14일 주요 외신 등에 따르면 길리어드사이언스는 바이오기업 뮤노메딕스를 약 210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 오는 4분기 완료되는 이번 인수를 통해 항바이러스 분야 강점을 지닌 길리어드는 항암파이프라인 확보에 성공하게 됐다.
길리어드가 인수한 이뮤노메딕스는 항체약물복합체(ADC) 분야 전문기업으로 해당 기술을 활용한 유방암 신약 '트로델비' 개발로 주목받은 기업이다. 트로델비는 지난 4월 미국 FDA 승인에 이어 내년 상반기 유럽 사용이 점쳐지는 품목이다. 미국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 옵텀알엑스가 올해 주목할 3대 신약 가운데 하나로 주목한 혁신 품목으로 꼽힌다.
트로델비에는 이뉴노메딕스의 주력 기술 ADC가 적용됐다. ADC는 항체에 항암 물질을 결합해 세포 내부 독성 물질을 방출, 암세포를 죽이는 플랫폼 기술이다. 기존 항체의약품 대비 우월한 치료 효과와 적은 부작용에 다수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이 파이프라인 확보에 집중하는 분야다. 높은 시장 잠재력에 오는 2026년까지 연평균 37%의 시장 성장률이 전망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높은 기술 장벽에 글로벌 제약공룡들 역시 자체적인 기술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허가받은 ADC 의약품이 5개 남짓에 불과하다. 아스트라제네카, 로슈, 다케다 등이 다이찌산쿄, 제넨테크, 시애틀제네틱스 등과 맞손을 잡는 이유 역시 여기에 있다. 화이자 정도가 자체 기술력을 통해 품목 허가를 획득한 상태다.
국내 기업 가운데 대표사로 꼽히는 곳은
레고켐바이오(141080)와
에이비엘바이오(298380)다. ADC '콘쥬올' 기술을 보유 중인 레고켐바이오의 경우 올 상반기 2건의 기술이전을 포함해 총 7건의 관련 기술수출을 성사시킨 상태다. 누적 계약금만 2조원 규모로 하반기 추가 수출에 대한 기대감도 여전하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지난 6월 개최된 미국암학회(AACR)을 통해 기존 강점인 이중항체 면역항암제 파이프라인 뿐만 아니라 ADC를 접목한 유방함 및 혈액암 표적치료제 후보물질을 발표하며 눈길을 끌었다.
지난 5월 김용주 레고켐바이오 대표이사(왼쪽)와 조영석 우씨앱텍코리아 본부장이 ADC후보물질 및 코로나 19치료제 전임상서비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사진/레고켐바이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