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카드사들이 경쟁사 인재 영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코로나19 여파에 디지털 중심으로 흐름이 바뀌고 신사업이 본격화하면서다. 특히 타사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는 점도 경쟁사 인재를 선호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우리카드로 임원급 담당자가 이동한 롯데카드가 타 카드사에서 인재를 수혈했다. 사진은 롯데카드 사옥. 사진/롯데카드
1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우리카드로 임원급 담당자 2명을 빼앗긴 롯데카드가 타 카드사에서 몸담았던 인재를 영입했다. 롯데카드는 지난 14일 디지털사업부문장 직책에 원만호 상무보를, BDA(Big Data Analysis)부문장에 고영현 상무보를 선임했다.
두 인물 모두 타 카드사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 원만호 상무보는 지난 2018년까지 2년간 현대카드 플랫폼기획실장(이사)을 맡았다. 앞서 2007년부터 2013년까지는 네이버에서 모바일플랫폼 실장도 역임했다. 네이버 재직 당시 모바일앱, N스토어, 스마트TV 등 플랫폼 전략을 총괄했다.
고영현 상무보도 과거 삼성카드에서 빅데이터 관련 업무를 담당했다. 고 상무보는 지난 2008년부터 2015년까지 삼성카드 비즈애널리틱스 팀장을 맡았다. 당시 고 상무보는 삼성카드에서 최연소 팀장으로 이름을 알렸다.
앞서 롯데카드 디지털사업부문장과 BDA부문장을 맡았던 담당자들은 우리카드로 이동했다. 우리카드는 지난 6월 디지털그룹장(CDO) 겸 최고정보보호책임자(CISO) 자리에 명제선 상무를 임명했다. 이어 지난달에는 임성욱 전 롯데카드 BDA부문장을 우리카드 데이터사업부장으로 추가 선임했다.
아울러 롯데카드는 지난해 11월 우리은행·MBK파트너스 컨소시엄에 매각된 후 조직 체계를 개편 차원에서 경쟁사 인재를 연이어 영입했다. 올해 3월에는 조좌진 전 현대카드 마케팅본부장을 대표이사 자리에, 6월엔 정상호 전 삼성카드 전무를 마케팅본부장(부사장)으로 데려왔다.
이처럼 카드사들이 연이어 타사 인재를 영입하는 데는 오픈뱅킹, 마이데이터 등 신사업이 가시화되면서다. 빅데이터 및 모바일 사업이 고도화되는 가운데 코로나 여파로 디지털 역량이 중요해지자 관련 인재 영입에 대한 수요가 커졌다. 특히 타사 인재를 통해 업계 정보와 분위기를 파악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여겨진다. 이외에 토스, 네이버파이낸셜 등 핀테크 업체가 간편결제 시장을 확대하면서 새로운 경쟁 전선이 구축되는 것 역시 인재 수혈이 중요해진 이유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디지털사업과 인력 규모가 계속 커지고 있다"며 "내부에서도 디지털 관련 부서에 대한 직원들의 선호가 커지고 중추 부서로 여겨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