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저축은행이 영업을 확대하며 자산을 늘렸지만 직원수는 오히려 줄였다.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거래가 증가하자 디지털 전환을 통해 비용을 감축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비대면 거래가 늘어나면서 업계 상위 저축은행의 직원수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에서 영업 중인 한 저축은행. 사진/뉴시스
6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자산 기준 저축은행 상위 5개 업체(SBI·OK·페퍼·한국투자·웰컴)의 올해 2분기 말 직원수는 3196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1분기(3214명) 대비 약 20명 감소했다.
소폭의 감소세지만 눈에 띄는 점은 마이너스 전환이다. 지난 1분기까지만 해도 저축은행 직원수는 증가하는 추세였다. 1분기 상위 5개 저축은행의 직원수는 지난해 말(3155명) 대비 60명가량 늘었다. 그러다 코로나 여파가 본격화된 2분기부터 직원수는 줄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업체들의 총자산 규모가 확대된 것과 달리 인력 규모가 축소됐다는 점에서 예사롭지 않다. 상위 5개 업체의 올해 2분기 자산 규모는 28조6813억원으로, 전분기(26조8248억원) 대비 2조가량 증가했다. 통산 자산과 고객수가 늘면 직원수는 증가해왔다.
이처럼 저축은행 직원수가 줄어든 데는 코로나 영향이 크다. 코로나 감염 우려가 커지면서 비대면 거래가 증가했고, 영업 점포가 줄어들면서 오프라인 인력의 필요성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모바일앱 고도화에 선제적으로 나선 상위 업체 위주로 인력이 감소한 게 이를 방증한다. OK저축은행의 전 분기 대비 2분기 직원수 감소폭은 20명으로 가장 컸다. 뒤를 이어 웰컴저축은행이 17명, SBI저축은행이 1명 줄었다. 반면 상대적으로 디지털 전환이 늦은 페퍼저축은행과 한국투자저축은행은 이전보다 직원수가 증가했다.
이 같은 디지털 전환을 통한 인력 감축 움직임은 금융권 전반으로 확산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분간 디지털 플랫폼 투자에 따른 비용이 늘어나더라도 향후 비대면 중심의 영업을 통해 비용을 효율화할 수 있어서다. 특히 코로나 재확산으로 금융업권의 영업 기조가 보수적으로 변하고 있어 비용 효율화에 대한 움직임이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대출 원리금 상환 유예 재연장 등으로 인한 연체율 상승 우려도 비용 감축 유인이 커지는 요소로 꼽힌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업계 전반에서 코로나 영향으로 대부분의 인력이 디지털 분야에서 경력직으로 채용되고 있다"며 "일시적으로 디지털 인력이 늘어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전체 직원 규모가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