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7일 상법·공정거래법·금융그룹감독법 등 이른바 '공정경제 3법'에 대해 '경제민주화' 차원에서 반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당내 일부 의원들을 비롯한 보수진영의 반발에도 "거부할 입장이 아니다"며 공정경제 3법 추진에 대한 분명한 의지를 보인 것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공정경제 3법의 정기국회 처리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을 받고 "상법이나 공정거래법이나 금융관계법이라는 것이, 사실 우리 당도 이번에 정강정책을 개정하면서 경제민주화를 하는 것으로 최초로 했기 때문에 그 일환으로 보면 모순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의 이같은 발언은 '경제민주화'의 일환으로 '공정경제 3법'의 연계 처리를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 위원장은 또 공정경제 3법에 대해 "일반적으로 여론에서 '반시장적인 법이 아니냐'고 하는데, 그 표현 자체가 잘못됐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시장 질서를 보완하기 위해 만든 법이기 때문에 앞으로 국회에서 심의하는 과정 속에서 다소 내용상 변화가 있을 수 있겠지만 3가지 법 자체에 대해서 거부할 입장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의 이같은 입장에 여당은 환영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장인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입장문을 통해 "김 위원장의 공정경제를 위한 법 개정 의지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정기국회 대비 의원 워크숍에서 "정기국회에서 빛나는 성과를 내자"며 "공정경제 3법 등 개혁 과제를 흔들림 없이 추진하자"고 말했다.
정부여당이 법 개정을 목표로 한 가운데 김 위원장이 거듭 추진 의사를 드러내며 공정경제 3법의 정기국회 처리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공정거래위원회 전속고발권 폐지 △지주회사 자회사 지분 강화 △다중대표소송 도입 △감사위원 분리선출제 도입 등을 골자로 하는 '공정경제 3법'을 추진 중이다.
다만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김 위원장의 입장에 우려의 시선으로 보는 일부 의원들도 있어 향후 법안 논의 과정에서 조율이 필요할 전망이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김 위원장은 경제민주화에 대해서 예전부터 목소리를 높여왔고 이번에도 평소 소신을 말한 것"이라며 "다만 법안에 대해 의원들의 본인 소신도 있을 것이다. 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느냐 없느냐는 것은 좀 더 논의를 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