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승자박. 자신이 만든 줄로 제 몸을 스스로 묶는다는 한자성어로 자기가 한 말과 행동이 결국 자신을 구속해 어려움을 겪는다는 뜻이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의혹으로 모든 이슈가 덮히는 지금, 더불어민주당에 가장 잘 어울리는 말이라 할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추 장관의 아들 의혹에 대해 사실관계가 이미 분명해졌으며 검찰의 공정하고 신속한 수사를 통해 진실이 규명될 수 있다는 입장을 분명히하고 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와 정세균 국무총리는 앞선 회의와 대정부 질문 등을 통해 이러한 입장을 확고히 했으며 야당의 반복되는 의혹 제기를 '정치 공세'로 규정하며 위기 관리에 들어갔다.
하지만 176명이라는 많은 숫자 때문일까. 민주당의 위기관리가 개별 의원들의 잘못된 말 한다미 한마디에 무너지고 있다. 추미애 장관 아들 의혹을 방어하기 위한 옹호 발언이 이들의 의도와는 달리 오히려 국민 정서를 더욱 자극하며 논란을 키우고 있는 모습이다.
'카투사 자체가 편한 보직'이라는 발언과 추 장관 아들을 안중근 의사의 '위국헌신 군인본분'에 비유한 말, 카카오톡으로 휴가 신청이 가능하다는 언급, 쿠데타 발언 등이 민주당의 '자승자박'이다. 당대표가 직접 나서 국민에게 오해를 사거나 걱정을 드리는 언동을 조심하자고 첫 의원총회에서 거론했음에도 민주당 의원들은 실언에 가까운 이러한 언행을 펼치고 있는 실정이다.
심지어 해당 발언을 한 의원들은 원내대표 출신이기도 하고 현 원내대표이기도 하다. 누구보다 당내 위기관리 방법을 잘 아는 의원들이 민주당의 위기를 스스로 초래하고 있는 것이다. 각 의원들은 정치평론가와 같은 '코멘트'를 내놓을 것이 아니라 당이 결정한대로 검찰의 공정하고 신속한 수사를 촉구하며 코로나19 극복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민주당의 주장대로 추 장관 아들 의혹이 과도한 정치공세고 사실이 아니라면 진실은 드러날 수 밖에 없다. 지금과 같은 과도한 언행들은 오히려 '추미애 아들 의혹'이라는 프레임에 스스로 갇히며 여론만 악화할 뿐이다. 당 의원들이 '우리편 지키기'에 몰두해 민심과 동떨어진 발언을 계속해서 내놓는다면 어떤 국민들이 그 당을 지지할 수 있겠는가.
야당도 국회를 장관의 아들의 휴가사용에 모든 힘을 쏟기 보다는 여야가 함께 코로나19 국난극복에 힘쓰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정부 견제의 시간을, 인사 검증의 시간을, 행정 견제의 시간을 '추미애 아들 의혹'에만 몰두한다며 국민들도 야당에 박수 쳐줄 수 없을 것이다. 여야 모두가 소모적인 공방으로 코로나19 극복의 골든타임을 놓쳐선 안된다.
한동인 정치팀 기자 bbh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