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코로나19 염려 때문에 추석 풍속이 바뀌고 있다. 아예 고향에 가지 않거나, 가더라도 모임을 최대한 자제하는 분위기다. 정부 등 공공기관 역시 추석 문화를 바꾸는데 힘을 보태고 있다.
직장인 A씨는 "모임을 하지 말자는 취지에서 제사는 안 지내기로 했고, 성묘를 각 집안이 겹치지 않게 분산해서 하기로 했다"며 "집안들이 의논해서 어느 가정이 연휴 때 묘소에 가고 어느 집이 연휴 이외 기간에 갈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에 거주하는 다른 직장인 B씨 역시 "여수에 계신 할머니가 오지 말라고 해서 가지 않기로 했다"며 "대신에 용돈이라고도 챙겨드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명절 계획 및 고민들이 공유됐다. 의정부 지역 맘카페의 유저 C씨는 "시댁 큰형님이 '이번은 애들 데리고 집에 있는 게 좋겠다'고 (저에게) 말했다"며 "형님이 제사를 준비하는데 도움주기 위해 사과 박스를 보냈다"고 말했다.
취업포털 커리어가 16일 발표한 설문에서는 성인남녀 74%가 추석 연휴에 집에있을 것으로 집계됐다. 10명 중 7명 이상은 ‘이번 추석 연휴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해 지역 간 이동을 금지해야 한다’고 답변하기도 했다. 응답자 중 일부는 집에서 온라인으로 차례를 지내거나 친지와 화상으로 인사를 나눌 계획이었다.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역시 추석 연휴 때 대면을 건너뛰거나 최소화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교육부는 이날 발표한 '2학기 학교방역 및 추석연휴 예방수칙'을 통해 추석 방역관리 사항을 안내했다. 방역 사항 예시로는 '이번 추석 연휴는 집에서 보내기 분위기 조성' 등이 있다. 학생이 휴대폰 등을 이용해 영상편지를 촬영해 조부모에게 인사하는 것이다. 불가피하게 이동하게 되면 마스크를 착용하고 개인 거리두기, 밀집된 휴게소·식당을 이용하지 않아 달라는 당부도 있었다.
서울시 산하 서울시설공단 역시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해 시민에게 추석 명절 연휴 기간 중 서울시립 장사시설의 성묘를 자제해줄 것을 당부했다.
공단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오는 19일에서 다음달 18일 중 휴일에 서울시립묘지 5곳의 실내 봉안당을 폐쇄한다. 또 명절 기간 △무료순환버스 미운행 △제례실, 휴게실 폐쇄 △음식물 섭취 금지 등 고강도 특별 방역 조치를 추진한다.
또한 공단은 온라인으로 성묘와 차례를 지내는 등 방문 없이도 고인을 기리고 추모할 수 있는 ‘사이버 추모의 집’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사이버 추모의 집’ 서비스는 서울시립승화원 홈페이지에서 고인을 검색한 후 고인 또는 봉안함 사진을 올리고 차례상 음식을 차리거나 헌화대를 선택한 후 추모의 글을 올리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추석 연휴 기간 전면 폐쇄되는 인천 부평구 인천가족공원을 17일 미리 찾은 부부가 묘소의 풀을 뽑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