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무렵 전세계를 뒤흔들 전염병으로 확산된
'콜레라
'는 러시아 군에 의해 대규모 전파가 시작돼
1831년 모스크바와 폴란드 지역으로 퍼져 나가고
, 머지않아 영국과 서유럽 지역에서도 집단적인 감염으로 몰아왔다
.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세계문학
'콜레라 시대의 사랑
'에서 콜레라는 이렇게 표현된다
. "콜레라는 가장 숫자가 많은 가난한 흑인들에게 더 잔인했지만
, 실제로는 피부색이나 가문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 콜레라는 갑작스럽게 시작된 것처럼 갑자기 사라졌는데 그 전염병의 희생자가 얼마나 되는지는 전혀 파악되지 않았다.
"
2020년 전세계를 뒤흔들고 있는 '코로나19'가 콜레라와 닮은 것은 '피부색이나 가문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또 '가난한 흑인들에게 더 잔인했다'는 부분은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경제적 충격을 더 받고 있는 취약계층으로 읽힌다. 다만 코로나19가 갑자기 사라질 지는 의문이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의 유행이 적어도 1~2년, 길게는 3, 4년 갈 가능성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게다가 장기적 토착화 가능성도 존재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제 우리는 포스트 코로나가 아닌 '위드 코로나' 시대에 살아갈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위드 코로나'시대에 가장 중요한 부분은 '사회 안전망'이다. 몇 년이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취약계층이 무너지면 사회 전체가 어려움에 처해 질 수 있어서다. 이미 코로나19사태는 모든 일터에서 노동하는 국민들에게 튼튼한 사회안전망이 필요하다는 점을 일깨워줬다. 하지만 정부 정책의 노력에도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많은 것 또한 사실이다. 코로나 확진 증감 여부에 따라 상용직 뿐 아니라 비정규직·임시직의 일자리 유지가 출렁대고 있어서다. 비교적 안정적인 일자리로 분류되는 상용직의 경우 코로나 19 확산이 본격화한 지난 3월 급감한 후 회복세를 보였다. 하지만 지난달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다시 감소폭을 크게 키웠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상용직 종사자 감소폭은 통계 집계된 이후 최대 폭이었다.
일시휴직자도 마찬가지다. 지난 7월 기준 일시휴직자는 68만명인데 지난 2년간 평균보다 28만명이 많다. 아직 8월 수치가 나오지 않은 점을 감안할 때 8월에는 코로나 재확산 여파에 따라 급증할 가능성이 높다. 경기부진이 장기화될 경우 일시휴직자가 실업자나 비경제활동인구로 급속히 전환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일자리 충격은 더욱 커질 수 있는 셈이다. 게다가 늘어난 일시휴직자 수의 90%는 서비스업에서 발생했다. 대면업무 비중이 높은 숙박음식, 교육, 예술·스포츠·여가 등에서 증가했는데 금융위기의 10배라고 하니 현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 지 알 수 있다.
정부는 4차 추가경정예산(추경)까지 마련해 고용시장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정책 역량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가장 시급한 것은 정규직 취업자들 위주로 짜여진 고용보험 제도권에 모든 경제활동인구를 포함하는 것이다. 정부도 전국민 고용보험제 구현을 위한 로드맵을 마련한다고 하지만 순차적으로 줄여나가게 될 가능성이 높다. 시간이 걸리고 속도 차이가 발생하는 데다 그 사이 노동시장 변화 등으로 또 다른 사각지대가 생겨날 수 있다. '위드 코로나' 시대의 안전망 구축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김하늬 정책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