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들썩' 렘데시비르 이슈에 당사자도 난감

국내 테마주 기업가치 재차 요동…실제 연관 있는 기업 사실상 없어

입력 : 2020-10-05 오후 3:46:48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코로나19 확진을 받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렘데시비르를 투약 받은것으로 알려지면서 관련사로 꼽히던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다시 관심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들 기업들은 대부분 렘데시비르와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어 난감해하는 상황이다.
 
5일 국내 렘데시비르 관련 기업으로 꼽히는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일제히 전 거래이 대비 상승한 주가로 장을 시작했다. 연휴 기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코로나19 확진과 두 차례의 렘데시비르 투약에 따른 기대감 반영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국내 렘데시비르 관련 기업으로는 파미셀(005690)진원생명과학(011000), 한올바이오파마(009420), 신풍제약(019170), 엑세스바이오(950130) 등이 꼽혀 왔다. 이 때문에 지난 5월 렘데시비르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긴급사용 승인 당시에도 기업가치가 요동치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전 세계적 코로나19 치료제 기대감 속 검증된 렘데시비르와의 연관성이 기대감으로 반영된 탓이다.
 
하지만 정작 해당 기업들의 표정은 밝지 않다. 각 사별 사실상 전무한 렘데시비르와의 연관성에도 테마주로 분류되며 한 차례 홍역을 치른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 투약 소식에 따른 이슈 부각에 재차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해당 기업들 가운데 렘데시비르 주원료인 뉴클레오시드를 생산하는 파미셀을 제외한 나머지 기업들은 렘데시비르의 연결고리는 없는 상태다. 신풍제약은 자사 말라리아 치료제 '피라맥스'를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이며, 진원생명과학은 자체적으로 백신을 개발 중이다. 한올바이오파마의 경우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 관련 파이프라인 조차 보유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때문에 각 사 관계자들은 렘데시비르와의 연관성 언급을 경계하고 있다. 고유 파이프라인 개발 성공을 위해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관련 없는 테마 편승에 기업가치가 희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역시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진원생명과학 관계자는 "회사 입장에선 그동안 자체 개발 중인 백신 등에 대해 알려온 만큼, 해당 부분에 대한 진정한 평가를 받길 원할 뿐, 의도한 바 없는 무관한 테마와 연관되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근거없이 발생한 연결고리가 기정 사실처럼 여겨지고 있는 상황 속에서 적극적 해명에 나서기도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관련된 공식 입장을 발표하면 오히려 또 한번 관련 이슈로 회자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올바이오파마 관계자는 "회사 사업 내용과 렘데시비르는 전혀 상관이 없는 상태지만, 보도자료를 내거나 공식적인 입장을 발표하기도 난감한 상황이라 개별 매체별로 대응해 정정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치료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마스크를 쓴 채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있다. 사진/AP뉴시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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