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세계주거의 날인 5일 시민사회단체들이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취약계층의 주거권 보장을 촉구했다.
서민 주거권 보장 활동 등을 펼치는 주거권네트워크는 5일 광화문 광장에서 ‘주거는 코로나19 확산을 막는 최후의 보루이다’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주거 보장 대책으로 △임대료 연체로 인한 계약갱신 거절 및 해지 금지 △임대료 감액청구법 개정 및 제도적 지원 △퇴거 위기의 주거 세입자 및 취약계층 지원 확대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코로나19 대유행 시대에 집은 개인의 건강뿐 아니라 집단의 안전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가 됐다”며 “정부는 임대료 연체로 인한 계약갱신 거절 및 해지를 금지하는 강제퇴거 금지 조치 등 안전하고 안정된 집에 머물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가 자영업자들에게 영업 중지는 명령해도, ‘퇴거 금지’, ‘월세 인하’ 명령은 내리지 못하고 있다”며 “코로나 시대의 강제퇴거는 ‘해고’와 ‘방빼’라는 이중 위기에 놓인 사람들을 바이러스에 무방비로 내모는 잠재적 사형선고”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는 공공임대주택의 임대료 체납 가구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해 체납 현황에 따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감염병 시기에 공공이 임차인에게 갱신을 거절하거나 퇴거를 압박하는 것은 공공성을 외면한 심각한 문제”라고 주장했다.
박동수 서울세입자협회 대표는 “코로나19 경제 위기로 실업에 내몰리는 일용직·청년 노동자는 대부분 월세를 산다”며 “이들이 월세 미납으로 퇴거당하지 않도록 정부가 관련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했다.
정용찬 민달팽이유니온 사무국장은 “무엇보다 코로나19 경제난 등으로 인해 최소한의 주거 공간을 잃지 않도록 강제 퇴거를 금지해야 한다”며 “일상을 유지하는데 필수적인 전기, 수도, 가스비 미납으로 인한 단전과 단수도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2018년 10월3일 세계 주거의 날을 맞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청년, 학생, 종교, 장애인, 주거시민단체 등이 ‘상품이 아닌, 권리! 주거권 보장’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