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한님 기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 국정감사에서 네이버와 관련된 국회의원 연구단체를 놓고 여야 간에 언쟁이 벌어졌다. 야당에서 네이버가 해당 연구단체에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했다는 주장이 나오자 여당이 이는 동료 의원에 대한 모독이라며 사과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간사, 국민의힘 박성중 간사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과기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민의힘 박대출 의원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방위 국감에서 "네이버가 주도하는 한국인터넷기업협회(이하 인기협)이 국회의원 연구단체 설립을 사전에 기획했다"며 "국회까지 네이버가 손을 뻗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시도, 권력과 포털의 유착인 '권포유착'의 단면"이라고 주장했다.
논란이 된 연구단체는 지난 7월 출범한 '국회디지털경제 혁신연구포럼'이다. 박 의원은 해당 포럼 출범을 위해 인기협이 작성한 문건을 증거로 제시하며 "네이버의 국회 농단에 대해 진상 규명을 해야 한다"며 이해진 네이버 GIO를 국회 증인으로 채택할 것을 요구했다.
여당은 이에 즉각 반발했다. 네이버 부사장 출신이자 해당 포럼의 공동대표인 더불어민주당 윤영찬 의원은 "민간기업이 국회의원을 사주한다는 모욕적인 이야기를 하면서 민간기업이 여당뿐만 아니라 야당 의원까지 매도했다"며 "의원들이 다 허수아비인가? 정당한 의정 활동에 대해 모욕적인 언사를 한 것에 대해 반드시 사과하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포럼이 인기협 주도하는 계획에 따라서 했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이런 추진 계획을 일개 협회가 국회를 상대로 하며 구성했다는 사실을 지적한 것"이라며 앞선 발언을 고수했다.
양측의 언쟁이 끊이지 않자 과방위 국민의힘 간사인 박성중 의원은 윤 의원에게 "2011년부터 2017년까지 네이버 이사부터 부사장까지 했고, (네이버의 알고리즘 조작 문제가) 공정위에 관련된 것도 2012년에서 2015년에 걸려있어 (윤 의원도) 자유롭지 않으니까 조용히 하라"고 지적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조승래 의원도 "정치 공세는 얼마든지 할 수 있지만 지켜야 할 선은 있다"며 "이 부분은 정확하게 속기록을 확인하자"고 제안했다.
이어진 공방에 이원욱 과방위원장은 오후 3시 20분께에 감사 중지를 선포했다. 녹화된 VOD를 확인한 뒤 여야 간사 간 협의를 통해 해당 발언에 대한 박대출 의원의 사과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서다.
오후 4시가 넘어 감사가 재개됐지만, 논쟁은 끊이지 않았다.
조승래 의원이 "국회의원 스스로가 국회의 권위를 실추시키는, 국회가 특정 기업의 사주에 의해서 좌지우지되는 기관으로 말했다는 것 대해서 심각성을 느낀다"며 거듭 사과를 요구했다.
박대출 의원은 "의혹을 제기한 것"이라며 "동료 의원을 폄훼하려는 의도는 추호도 없었다"고 해명했다.
여야 의원들의 언쟁은 이어졌고, 급기야 고성까지 오가자 이 위원장이 감사를 한 차례 더 중단하기에 이르렀다.
사태는 오후 다섯시께 국감장으로 돌아온 박대출 의원이 "거듭 내 진위를 말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원님들이 불편한 점이 있다면 유감이다"고 말한 뒤에서야 끝이 났다.
배한님 기자 bh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