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 기관물량 풀리자 급락…추격매수 개미들 울상

카카오게임즈, 고점 대비 40%↓…청약광풍 진정 국면 분석…"투자전 의무보유확약 고려해야"

입력 : 2020-10-13 오전 8:00:00
[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올 하반기 청약 돌풍을 일으킨 공모주 주가가 보호예수에서 풀린 기관 물량이 쏟아져 나오면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최근 SK바이오팜(326030)카카오게임즈(293490)의 3개월, 1개월 의무보유 기간이 끝나면서 주가가 10% 가량 급락했다. 상장 직후 고점에서 추격 매수를 했던 개인 투자자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그래프/뉴스토마토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는 약 436만주의 의무보유 기간이 끝나면서 주가가 전일 대비 3900원(-7.36%) 떨어졌다. 주가는 14.43% 하락한 4만5350원으로 시작해 일부 회복했지만 여전히 지난달 고점(8만1100원) 대비 40% 빠진 수준이다.
 
전 거래일인 지난 8일 카카오게임즈는 공모가(2만4000원)를 121% 웃도는 5만3000원에 마감했다. 증권사들의 목표주가 3~4만원대도 넘어서는 가격이다. 미래에셋대우가 카카오게임즈의 적정 주가를 4만2000원으로 가장 높게 보고 있으며 메리츠증권과 대신증권은 각각 3만2000원, 3만3000원으로 설정했다. 
 
주가가 많이 올라가있는 가운데 기관 보유 주식 435만9000주(38.65%)에 대한 보호예수가 풀리자 차익실현을 목표로 하는 매물이 대량 출회됐다. 이날 기관이 256만9000주를 순매도했다. 거래량은 629만주를 기록해 전 거래일 대비 585.26% 급증했다.
 
기관투자자는 공모주를 많이 배정받기 위해 상장 후 일정 기간(15일·1개월·3개월·6개월) 주식을 팔지 않고 보유하기로 약속한다. 의무보유확약 비율이 1개월 이내 단기에 몰려있으면 상장 초기 차익을 실현하고 빠지는 세력에 의해 주가 변동성이 커진다. 때문에 일반적으로 의무보유확약 비중이 높을수록, 특히 장기 보유 비율이 높을수록, 상장 초기 수익률이 안정적이고 양호한 경우가 많다. 
 
김동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가격이 많이 올라있는 현 시점에선 단기 조정이 불가피하고 주가 변동성이 크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며 "준비하고 있는 신규 게임 출시 일정 가시화와 서비스 성공 여부가 중장기 주가에 관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점에 물린 개인 투자자들의 손해가 불가피하다는 우려도 나온다. 카카오게임즈는 일반 청약 당시 58조5000억원의 역대 최고 증거금을 끌어모았다. 상장 직후에도 주가 상승을 기대한 개인 투자자들이 몰렸다. 가격이 고점을 찍은 지난달 11일(8만1100원)과 14일(7만3800원) 양일간 400만주 넘는 주식을 순매수했다. 이후 주가는 5만원대까지 미끄러졌다.  
 
의무보유확약 만기가 공모주들의 지뢰밭이 되고 있단 우려도 나온다. 인기 공모주들이 단기 급등에 성공하면서 보호예수 마감일 차익을 실현하려는 매물 출회가 대거 발생하는 탓이다. 
 
지난 5일엔 SK바이오팜의 3개월 확약 배정수량 170만주(13%)에 대해 보호예수가 풀렸다. 이에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져 하루 사이 주가는 15만6500원에서 14만500원으로 10% 이상 급락했다. 
 
보호예수 일정이 공모주 투자의 중요한 고려요소로 떠오르며 추후 의무보유 만기 일정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오는 15일 상장하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의무보유확약 비중이 43.9%로 카카오게임즈(58.6%)와 SK바이오팜(81.2%)에 비해 낮다. 이 중 50% 이상은 의무보유 기간이 1개월 이내로 짧다. 의무보유 물량의 50% 이상이 6개월 장기보유에 몰려있는 SK바이오팜에 비해 주가의 단기 변동 가능성이 커 투자자 주의가 요구된다.
 
황세운 상명대 DnA랩 객원연구위원은 "의무보유확약으로 인한 매물 출회는 충분히 예상 가능한 영역"이라며 "의무보유확약 기간이 끝나면 주가가 출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개인 투자자들은 공모주 투자에 앞서 반드시 보호예수 물량과 만기 일정을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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