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조선업계가 4분기에 들어서면서 신조선 수주에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내내 이어졌던 수주부진을 상쇄하기 위해선 고부가가치선인 LNG(액화천연가스)선 수주에 사활을 걸 수 밖에 없다.
1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042660)이 2조274억원 규모의 쇄빙LNG선 6척을 수주하며 대규모 발주의 물꼬가 트였다. 오는 2023년 말까지 순차적으로 인도될 예정이다. 특히 이는 단일 수주 기준으로 올해 국내 조선업계 최대 규모다. 쇄빙LNG선은 얼음을 깨며 운항하는 가스운반선으로 선가가 일반 LNG선보다 1.5배 가량 높다. 이에 대우조선의 누적 수주액도 기존 15억3000만달러에서 33억달러로 상승했다.
당초 예상보다 발주 시점이 늦어졌다. 코로나19 사태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올 9월까지 발주된 14만㎥급 이상 LNG선은 단 19척에 불과했다. 지난해 발주량 31척에서 39% 줄었다.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LNG선. 사진/대우조선해양
이런 가운데 대우조선이 한번에 2조원을 쓸어 담으면서 연내 추가 수주에 대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우선 러시아 국영 에너지기업 노바텍이 쇄빙LNG선 10척 발주를 앞두고 있다. 앞서 노바텍은 지난해 쇄빙LNG선 15척을 발주했고 이중 5척을 국내 조선사인
삼성중공업(010140)이 가져갔다. 이에 올해 발주 물량도 삼성중공업에게 돌아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또 프랑스 에너지기업 토탈이 모잠비크 LNG프로젝트를 통해 LNG선 16척을 발주할 계획이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각 8척씩 건조의향서(LOI)를 체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 조선사와 선주는 건조의향서를 체결하고 이변이 없는 한 대부분 최종 계약까지 이어진다.
올해가 얼마 남지 않으면서 일감 확보를 위해서라도 수주에 총력전을 펼쳐야 한다. 조선업계의 올해 수주 목표 달성률이 저조하기 때문이다. 대우조선은 이번 수주로 달성률이 종전 24%에서 46%로 뛰었지만 현대중공업그룹(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은 25%, 삼성중공업은 12%에 그쳤다.
남은 분기 동안 LNG선 수주에 사활을 걸어야 할 이유는 또 있다. LNG선은 다른 선종에 비해 건조 선가가 월등히 높은 고부가가치선이기도 하지만 현재로선 LNG선 외에는 발주가 가시화한 프로젝트가 없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외적 불확실성으로 발주가 미뤄진 물량이 4분기에는 나타날 전망"이라며 "LNG선 중심으로 추가 수주가 기대된다"고 전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