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허은아 의원. 사진/뉴시스·공동취재사진
[뉴스토마토 김동현·배한님 기자] 야당 의원들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KCA)의 옵티머스자산운용 투자와 관련해 정권유착 의혹을 주장했다. 특히 투자를 결재한 담당자가 서울로 발령받는 등 미흡한 후속 조치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국민의힘 허은아 의원은 13일 서울시 영등포구 국회에서 열린 과방위 국감에서 KCA 자료를 공개해 옵티머스 투자를 결재한 기금운용본부장 A씨가 2018년 9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감사결과로 징계를 받고 서울시 마포구 북서울본부 전문위원으로 발령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올 1월에는 인천 경인본부 본부장으로 임명됐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급여 또한 사실상 억대 연봉을 유지하고 있었다.
허 의원은 "옵티머스 사건은 정권 실세와 연결된 대국민 금융사기 사건"이라며 "KCA는 이 사건의 매개가 된 투자를 자행했고 이로 인한 감사와 수사까지 받는 불명예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이어 "그 당사자인 핵심 본부장이 견책이라는 최하위 수준의 징계를 받은 것도 의아한데, 억대 연봉에 성과급까지 쥐여주고 나주에서 서울로 상경 시켜 보직을 주는지, 국민 시각에서 이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KCA의 기금운용본부장 최모씨(1급)와 기금운용팀장 이모씨(2급)는 지난 2017년 6월부터 2018년 3월까지 방송통신발전기금과 정보통신진흥기금 670억원을 옵티머스자산운용을 통해 사모펀드에 투자했다. 하지만 이 투자가 감사 과정에서 운용대상, 운용방법, 위험허용한도 등이 포함된 계약서가 작성되지 않은 채 진행된 점 등이 발견돼 "공공기관의 공신력을 훼손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러한 감사 결과에 따라 이들은 2018년 10월 징계 처분(견책)이 됐다.
야당 의원들은 KCA의 수습을 비판하며 이번 사태를 권력형 비리게이트로 규정했다. 국민의힘 김영식 의원은 "KCA와 과기정통부는 관련 직원 3명을 징계하며 솜방망이를 통해 꼬리 자르기를 했다"며 "시간이 갈수록 옵티머스가 정부·여당 고위직까지 연루된 비리 게이트로 연결되고 있다. 종합감사 전까지 의혹에 대해 내부 점검해 보고해달라"고 말했다. 같은당 황보승희 의원도 "KCA의 대규모 투자로 옵티머스의 신뢰도가 올라가 (개인) 투자의 판단에 영향을 미쳤다"며 "그러나 징계 수준이 견책·경고 수준이다. 지금이라도 합당한 처분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야당 의원들 질책에 정한근 KCA 원장은 한정된 정보에 따른 징계였다며 향후 수사 결과에 따라 조치를 하겠다 밝혔다. 정 원장은 "현재 서울중앙지검에 수사를 의뢰한 상황"이라며 "결과가 나오면 합당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재발방지책으로는 관련 기관 협업과 전문성을 강화한 인력 채용 등을 제시했다.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