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KB국민카드가 리볼빙(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 가입 회원을 늘리기 위해 푸시(Push) 알림 방식을 활용해 물밑 홍보를 전개하고 있다. 리볼빙 제재 조짐이 보이면서 외부 노출을 줄이며 수수료 수익을 늘리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은 최근 리볼빙 이용잔액 증가세가 심상치 않자 추가 규제를 방안을 내놓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KB국민카드가 푸시 알림 방식을 활용한 리볼빙 마케팅을 다음 달까지 진행한다. 사진/뉴시스
14일 업계에 따르면 KB국민카드는 전날부터 다음 달 10일까지 푸시 알림 메시지를 통해 특정 고객에게 리볼빙 가입 시 캐시백 혜택을 제공하는 마케팅을 실시한다. 이번 행사는 공식 홈페이지에서 전 회원을 대상으로 하는 게 아닌 타깃 고객을 겨냥했다. 고객들 사이에선 카드 이용금액이 적거나 최근 2~3개월 동안 리볼빙을 해지한 회원을 대상으로 메시지가 전달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코로나 여파로 자금 사정이 어려워진 고객에게 리볼빙 사용을 부추긴다는 비판이 확산하자 외부 노출이 적은 홍보 방식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리볼빙은 카드사에 주요 수익원으로 부상하고 있다. 리볼빙은 카드결제대금이나 단기카드대출(현금서비스) 금액의 최소 10%만 결제되고 나머지 결제액은 다음 달로 이월돼 수수료가 부과되는 상품이다. 사용 기간이 늘어날수록 이월되는 금액에 따른 수수료도 증가해 카드사엔 큰 수익을 제공한다. 현재 업계 리볼빙 평균 수수료율은 18~21% 수준에 달한다.
무엇보다 KB국민카드의 경우 지난 8월 대출성 리볼빙 상품의 수수료율을 높이기도 했다. 단기카드대출 리볼빙 상품의 리볼빙 수수료 상한을 23.6%에서 23.9%로 0.3%포인트 상향했다. 사실상 24%인 법정 최고금리와 차이가 없다. 기준금리 인하로 조달 비용이 낮아졌음에도 코로나 여파로 인한 리스크 비용을 전가해 수익을 높이려는 행보로 판단된다.
KB국민카드뿐만 아니라 다른 카드사도 코로나에 자금 수요가 높아진 상황에 따라 리볼빙 마케팅에 돌입했다. 신한카드, 현대카드, 롯데카드 등은 지난달 리볼빙을 신청하면 연회비를 돌려주거나 포인트를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금융당국은 이 같은 카드사의 마케팅 성행을 비롯해, 국정감사에서 이용잔액 급증에 따른 연체율 상승 우려가 제기되자 추가 방침을 내놓겠다는 입장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리볼빙은 고객에게 연체 위험을 일시적으로 해소할 수 있지만 부과되는 금리가 높다는 게 문제"라며 "국회의원들의 지적에 따라 고금리 상품이라는 위험성을 고객들이 알 수 있도록 안내를 강화하고 추가 규제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오기형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기준 리볼빙 이월잔액은 5조5150억원으로 2년 전(4조9793억원) 대비 약 5000억원 증가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