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LG화학 깜짝실적을 이끈 아크릴로니트릴부타디엔스티렌(ABS) 호황이 10월 들어서도 계속된다. 코로나 회복이 빨랐던 중국향 수요가 시황을 지속 견인하면서다. 중국은 전방 자동차, 가전제품 생산업체들이 공격적으로 생산량을 늘려 ABS 재고를 확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ABS 가격이 지난달부터 2년내 최고점 수준을 보인다. 원료와의 가격차(스프레드)도 연초보다 두 배 정도 높게 벌어져 있다. 최근 연휴기간 때문에 거래량이 줄어 지난달보다는 주춤하지만 고점 이후 보합세다. 지난 7월과 8월 스프레드는 톤당 600달러대에서 800달러대로 올랐는데 10월 들어서도 800달러 후반대를 보인다.
ABS는 코로나에 따른 홈코노미 활성화로 가전제품 수요가 늘어난 덕을 보고 있다. 더불어 중국에서 자동차향 수요가 폭발적 증가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최근 국내 ABS 수출은 중국과 베트남 등지에서 상승률을 나타냈다. 코로나를 빨리 극복한 이들 지역이 제조업 생산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 외 지역 수출은 부진하다.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 비중이 월등하고 전방 해외 생산기지인 베트남에서 제품을 만들어 재수출하는 수요가 견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각국 제조업이 코로나 타격을 받는 상황에서 중국 업체들이 반사적으로 점유율을 확대하려는 의도가 비친다.
글로벌 IT전문 분석업체 트렌드포스는 홈코노미 최대 수혜 품목인 TV의 경우 올 1~8월 누적 북미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20% 성장했다고 전했다. 이로 인해 삼성, TCL, 비지오, 하이센스, LG 등이 출하 실적을 높였다는 설명이다. 특히 TCL이 자체 패널과 TV 생산라인 수직계열화를 통한 원가절감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주목했다.
중국은 또 집권 공산당 주도로 신에너지차량(NEV) 보급 확대를 추진하며 미국과 시장 패권경쟁을 벌이고 있다. 중국이 세계 하이테크 분야를 차지하기 위한 ‘메이드인차이나2025’ 전략의 핵심이 전기차다. 이와 관련 9월 중국 자동차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12.8% 증가했다(중국자동차공업협회 조사). 특히 전기차, 수소차 등 NEV 판매량이 13만8000대로 67.7% 급증했다.
업계는 현재 중국 ABS 구매 업체들의 재고 수준이 정확하지 않아 시황 예측에 힘들어 한다. 다만, 중국업체들이 전략적으로 전자제품, 자동차 판매량을 늘리는 기조를 고려하면 당분간 시황 호조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국내 ABS 생산은 LG화학 외에 금호석유화학, 롯데케미칼 등이 수행하고 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