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에게듣는다)②박관종 인피니티투자자문 대표

"제조업이 받쳐 주지않는 금융시장은 모래성"

입력 : 2010-06-25 오전 9:00:00
[뉴스토마토 김순영기자] "앞으로는 운용사와 투자자가 함께 가야합니다. 완벽한 투자를 위해 집중해야 하는 것은 운용사 몫이고 이런 운용사를 선택할 줄 알아야 하는 것은 투자자 몫입니다."
 
다소 마른 체형에 동안(童顔), 그리고 여의도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단발형  곱슬머리. 박관종 인피니티투자자문 대표이사(42세, 사진)의 첫 인상이다.
 
박 대표는 펀드매니저 사이에서는 '외환고유 지존'으로 불리는 신화적인 존재다. 외환은행에 근무할 당시 고유자산 투자에서 종목선택과 수익률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했었기 때문.
 
지난 2008년 우리자산운용으로 옮겨서도 마찬가지였다. 하위권을 맴돌던 펀드 수익률을 6개월만에 상위 2%로 끌어올렸다.
 
박 대표가 제시한 투자비법은 '남다른 시각과 원칙'이다.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을 남다른 시각에서 지켜보고 이를 투자에 적용한다.
 
광우병 사태로 온 나라가 떠들썩했을 때 박 대표는 돼지고기 관련주를 보지 않았다. 먹거리에 대한 시각 변화로 여기고 웰빙기업들에 주목했다.
 
지난해 연말 자동차와 기술주가 강세일 때 오히려 관련 부품주 비중을 늘렸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주도주가 확실할 때는 관련주를 꾸준히 보유한다고 한다.
 
"실적이나 여러 여건을 봤을 때 주도주가 확실하다면 이들 종목을 사는 것이 투자의 정석입니다. 이같은 투자방법을 장기간 지속하는 것이 사실 어려웠지만 지금은 가능한 것이구요"
 
자문사가 집중매수 한다고 알려진 몇몇 대형주, 이른바 '7공주'에 대한 견해를 묻자 이같이 말했다.
 
박 대표는 원칙주의자이다.
 
보편 타당한 종목으로 수익과 리스크 관리를 통해 균형있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한다. 그래서 박 대표가 관심있는 종목도 우량기업의 일반적인 조건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
 
▲ 경쟁력 있는 기업  ▲ 분기별로 이익이 꾸준히 늘어나는 기업 ▲ 구조조정 이후 체질이 바뀌고 있는 기업 ▲ 녹색성장 등의 미래가치가 뛰어난 기업 ▲ 가치보다 싸게 거래되고 있는 기업이 박 대표가 좋아하는 기업이라는 것.
 
한편 박 대표는 우리 증시와 기업에 대해 대단한 신뢰를 가지고 있다. 지난 리먼사태나 유로존 문제는 제조업을 무시하고 금융을 키웠기 때문에 발생한 일이라며 '제조업이 받쳐 주지않는 금융시장은 모래성'이라고 강조했다.
 
유럽증시 중에서 독일이 양호하고 또 국내증시가 견조한 것은 제조업이 튼튼하기 때문이라는 것. 특히 세계 1등 국내기업들에 대한 적절한 평가가 계속해서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와 현대차를 여전히 좋게 보는 이유도 바로 그것.
 
삼성전자는 누구나 인정하는 글로벌 기업이고 현대차는 이제 글로벌기업으로 진입하며 재평가를 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시장에서 관심을 끌고있는 금융상품인 자문형 랩어카운트에 대한 설명도 잊지 않았다.
 
랩어카운트 상품은 뮤추얼펀드와 헤지펀드로 가는 중간역할로 금융시장 확대를 위해 반드시 거쳐할 과정이라는 것.  이같은 상품들을 운용사들이 성실하게 운용하며 앞으로
10~15년 이상 유지돼 투자자들과 신뢰가 쌓인다면 국내 금융시장은 그 규모가 커질 뿐 아니라 한단계 레벨업 될 것으로 박 대표는 보고 있다.
 
또한 "고수익을 원할수록 상품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하다" 며 투자자에 대한 조언도 빼놓지 않았다. 투자자들은 투자를 잘하는 운용사를 선택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펀드상품을 선택하는 데에도 마찬가지. 증권사에서 나온 펀드상품 수익률이 좋다는 말에 무조건 가입하는 사례는 과거에도 많았다며 이같은 원칙은 펀드를 선택하는 데 있어서도 동일하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올 하반기 이후 우리 증시를 좋게 보고있다.
 
하반기 경기지표는 바닥을 확인하는 과정이겠지만 기업 이익 모멘텀은 여전히 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써머랠리도 기대하고 있고 연말에는 전고점 돌파시도도 나올 것이라는 예상이다.
 
박관종 대표이사는 우리증시에 대해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의외의 얘기를 했다. 자신이 본 시각과 종목을 대다수 투자자와 증시가 함께 보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그리고 다소 눈이 띠는 헤어스타일에 대한 짖궂은 질문에도 현재 헤어스타일을 고수한 이후 투자성과가 계속 좋아졌다며 투자자의 수익을 위한 자신의 '부적'이라는 유쾌한 답변을 보냈다.
 
▲ 박관종 대표는...
 
1991년 연대 경영학과 졸업하고 같은해 나라종금으로 금융권에 첫 발을 내딛였다.
 
2001년 태광투신운용 주식운용담당, 2003년 외환은행 주식운용담당 2008년 우리CS 자산운용 주식운용1팀장을 거치면서 탁월한 투자수익률을 보이며 펀드매니저로의 입지를 확고히 했다. 
 
뉴스토마토 김순영 기자 ksy922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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