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삼성엔지니어링(028050)에 날개를 달며 주목받는 최성안 대표이사 사장이 코로나19를 맞았다. 상승세를 타던 실적에 하락 조짐이 보인다. 수주 성과도 좋지 않다. 코로나19 시대에 웃을 곳은 없으나, 해외 사업이 중심인 삼성엔지니어링은 타격이 더 크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삼성엔지니어링의 3분기 연결 실적 추정치는 매출액 1조5776억원, 영업이익 826억원이다.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1조6356억원보다 3.5% 하락해 소폭 줄어들 전망이다. 영업이익도 998억원에서 17%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엔지니어링의 실적을 끌어올리던 최 대표도 코로나19의 여파를 피해가기는 어려운 모습이다. 최 대표 취임 이후 삼성엔지니어링의 실적은 눈에 띄게 좋아졌다. 2018년에는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배 이상 뛰었고, 지난해에는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증가했다.
그러나 올해에는 실적 상승세가 더디다. 상반기까지는 매출액 증가 속에 영업이익이 하락했다. 해외 현장에서 추가 공사 비용을 반영하면서다. 3분기에는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전년 동기 대비 하락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김기룡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화공 부문 해외 현장의 매출 지연과 더불어 일부 원가 상승 요인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해외 코로나19 영향을 감안해 매출과 원가율을 다소 보수적으로 추정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실적은 잠시 쉬어가는 모습이지만 올해 목표치 달성에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 상반기 실적과 3분기 컨센서스를 종합하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은 4조8444억원으로 추정된다. 영업이익 누적치는 2539억원으로 예상된다. 최 대표가 제시한 올해 목표는 매출 6조원, 영업이익 3400억원이다. 목표와 비교하면 매출액은 80%를 달성할 전망이고 영업이익은 75%를 채울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의 불확실성이 커 예상이 어렵지만, 4분기 실적이 급락하지만 않는다면 목표치는 무난히 달성하거나 근접할 것으로 전망된다.
관건은 수주다. 수주 성적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상반기까지 따낸 신규수주 규모는 1조9162억원이다. 올해 목표 10조5000억원의 18%에 불과하다. 중동 발주가 줄어든 영향이 크다. 삼성엔지니어링의 매출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지역은 중동이다. 상반기 기준 ‘중동 및 기타’에서 41%의 매출을 냈다. 국내 36%, 아시아 20% 순이다. 중동은 유가에 민감한데, 코로나19 사태로 저유가 상황이 길어지고 있다. 발주에 악영향이다.
수주 환경이 녹록치 않은데 회사의 곳간도 줄어들고 있다. 2016년말 8조1582억원에서 지난해말 14조2375억원까지 일감을 꾸준히 늘렸지만, 상반기말에는 12조9949억원으로 떨어졌다.
일감을 확충하는 게 최 대표에게 중요한 과제로 남아있지만, 수주 성과가 급격히 나아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과거 해외 사업에서 손실을 본 경험 때문에 선별 수주에 나서는 상황이다. 무리한 단독수주보다는 현지에서 경험이 풍부한 업체와 협업해 입찰하는 방향을 지향하는 등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데 방점을 두고 있다.
그렇더라도 수주 소식을 예측해볼만한 사업은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사우디아라비아 자푸라 가스전, 멕시코 도스보카스 정유 프로젝트, 말레이시아 사라왁 메탄올 프로젝트 등에서 수주를 기대 중이다. 특히 멕시코와 말레이시아에서는 기본설계를 진행 중인데, 이를 토대로 EPC 사업의 수주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보통 기본설계를 담당한 업체는 현지 여건 및 설계 이해도가 높아 시공 업무 확보에도 유리하다. 신서정 SK증권 연구원은 “올해 수주 목표치의 달성 여부는 보수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라면서도 “멕시코와 말레이시아는 수주 가능성이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최성안 삼성엔지니어링 대표이사 사장. 사진/삼성엔지니어링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