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억 횡령’ 홍문종, 2심서 징역 4년6개월…법정구속

“학생 위한 교비, 개인채무 변제 등 사적 사용”
법원 “의원 직무 공정성 실추·국민 신뢰 훼손”

입력 : 2022-09-01 오후 4:47:02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본인이 이사장·총장 등으로 재직한 경민학원에서 수십억원대의 교비를 횡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홍문종(전 국회의원) 친박신당 대표가 항소심에서 징역 4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서울고법 형사3부(재판장 박연욱)는 1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범인도피교사 혐의 등으로 기소된 홍 대표의 항소심에서 징역 4년6개월에 벌금 약 5000만원을 선고했다. 4763만원의 추징도 명령했다.
 
구체적으로는 특가법상 뇌물 혐의로 2년6개월에 벌금 5000만원이 선고됐고 나머지 혐의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공직선거법상 국회의원이 직무와 관련해 뇌물을 수수할 경우 형을 분리해 선고하기 때문에, 재판부는 이처럼 형을 나눠서 선고했다. 홍 대표는 특가법상 뇌물 범행 당시 현직 국회의원이었다. 항소심에서는 각각 혐의의 유무죄 인정이 달라졌는데 1심과 비교할 때 총 형량이 6개월 늘었다.
 
재판부는 “홍 대표는 뇌물 수수 범행으로 국회의원 직무 수행의 공정성을 떨어트려 국민 신뢰를 크게 훼손했다”며 “본인의 책임을 다른 이에게 전가하는 등 진지하게 반성하는 점이 없다”고 지적했다. 또 “교육권을 실행하는 현장인 학교는 학생들의 이익을 최우선시해야 하는데, 홍 대표는 경민학원의 교비 회계 자금을 개인채무 변제를 위해 사용하는 등 개인 재산처럼 썼다”며 “학생들의 학교 운영에 대한 신뢰를 저하시켰다”고 비판했다.
 
앞선 1심은 홍 대표에게 뇌물수수 징역 1년, 특경가법상 횡령과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범인도피교사 혐의 등에 3년을 선고했다. 다만 재판부는 홍 대표가 도주할 우려가 없고 항소심에서 다툴 기회를 보장한다는 차원에서 법정구속하지는 않았다. 
 
이날 재판부는 홍 대표에게 구속영장을 발부해 법정구속했다. 홍 대표는 노모가 아프다며 영장 발부를 미뤄달라고 호소했지만 재판부는 절차상 불가능하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홍 대표는 지난 2012년~2013년 사학재단 경민학원 이사장과 총장으로 재직하면서 서화 매매대금 명목으로 교비를 지출한 뒤 돌려받는 등 75억원 가량을 빼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위원과 이사장으로 일한 2013년~2015년 IT업체 관계자에게서 고급 리스 차량 등 8200만원에 달하는 뇌물을 수수하고 입법 청탁을 들어주는 대가로 고가의 한약 공진단을 받은 혐의도 적용됐다. 이밖에 범인도피교사,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 혐의도 받았다.
 
1심은 홍 대표의 총 횡령액을 57억원이라고 인정했다. IT업체 관계자에게서 고급 차량을 제공받은 것도 뇌물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뇌물 금액은 산정할 수 없다며 특가법은 적용하지 않고 일반 형법상 뇌물죄를 적용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5억원 줄어든 52억원을 횡령액으로 인정했다. 또 고급 차량을 제공받은 것으로 한 달에 400만원씩 지급받은 것과 동일하게 평가할 수 있다며 4763만원 상당의 이익을 취했다고 판단해 특가법도 적용했다.
 
수십억 원대 횡령·배임과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된 홍문종 친박신당 대표가 1일 서울고법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 공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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