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태어난 지 한달도 되지 않은 딸을 폭행해 숨지게 한 친부가 징역 10년을 확정받았다.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아동학대범죄처벌특례법과 아동복지법 위반, 협박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20년 12월31일 경기 수원시 집에서 생후 29일된 딸이 잠을 자지 않고 울자 화가 난다며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 조사 결과 A씨는 왼쪽 엄지손가락에 금속 반지를 낀 채 딸의 이마를 때리고 흔들거나 내던지기도 했다. 딸은 급성경막하출혈과 뇌부종 등으로 인한 머리 손상으로 숨졌다.
뿐만 아니라 딸이 누워있던 매트리스를 마구 흔든 것을 비롯해, 사망 나흘 전 딸이 다량의 대변을 보고 몸이 축 처진 상태로 숨을 헐떡거리는데도 치료 등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고 방치한 혐의도 받았다.
아울러 친모인 전 연인 B씨가 남자친구와 헤어지지 않으면 남자친구를 때릴 것처럼 협박하는 내용의 휴대전화 메시지를 보내는 등 협박 혐의도 적용됐다. A씨는 B씨가 양육을 거부해 홀로 아이를 키워오다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앞선 1심은 A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또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5년간 아동관련 기관 취업제한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A씨는 생후 1개월이 채 안 된 피해 아동을 흔들거나 내던지는 등 행위를 해 급성경막하출혈로 사망에 이르게 했다”며 “친권자로서 피해 아동이 건전한 인격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보호해야 할 양육책임자였음에도 여러 차례 학대했고 사망 직전에는 이마에 상처를 남길 정도로 폭력을 행사했다”고 지적했다.
검찰과 A씨 모두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을 깨고 A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1심보다 형량이 늘었다. 이와 함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와 5년간 아동관련 기관 취업제한도 명령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 아동 부검 결과 짧은 기간 여러 차례 신체를 학대한 점이 확인됐다”며 “A씨는 한번이 아니라 적어도 2회 이상 강한 신체적 학대를 해 피해 아동을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갓난아이가 29일만에 사망한 중대한 사건으로 1심의 형은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며 덧붙였다.
A씨가 다시 판결에 불복했으나, 대법원은 “징역 10년을 선고한 원심의 양형이 심히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며 상고를 기각했다.
서울시 서초구 대법원. (사진=대법원)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