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21대 국회 첫 국정감사에 대한 중간평가 결과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D학점'이라는 점수가 나왔다. 초선의원들의 전문성 부족과 이전보다 짧은 국감 일정 등으로 주요 현안에 대한 제대로 된 감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여당의 증인 채택 견제, 야당의 준비 부족 등도 부실 국감의 원인이 됐다.
국감NGO모니터단은 19일 국감 중간평가 자료를 통해 "올해 국정감사 전반을 'D학점'으로 평가한다"며 "지난해 국감은 '기승전 조국' 국감으로 'D학점'이었는데 이번 국감은 지난해 보다 파행 정도는 양호하지만 과반이 넘는 초선의원들의 전문성 부족과 국감 준비 부족, 피감기관 업무에 대한 이해부족으로 감사다운 국감이 아닌 피감기관의 업무보고 형식과 국정파악 정도의 요식절차에 불과했다"고 평가했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이 19일 국회에서 열린 국립중앙박물관 등에 대한 국정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모니터단은 또 "이번 국감에서는 그동안 정착됐던 일문일답이 많이 사라지면서, 자신의 의견을 길게 발표하는 '정견발표형 국감'으로 퇴보했고 짧은 질의 시간에 동영상을 보고 질의하는 '영상시청형 국감'이 두드러졌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코로나19 위기를 말하면서 705개에 달하는 과다한 피감기관을 선정한 점, 국감조법으로 정해져 있는 '30일 국감'이 아닌 '20일 국감'을 고수해 감사 일정을 158일에서 137일로 대폭 축소한 점 등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이와 관련해 모니터단은 "한글날 등 법정공휴일, 준비휴일을 제외한 10일간의 짧은 기간 동안 전체 705개 기관에 대한 감사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태생적으로 수박 겉핥기식 국감을 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국감 기간이 아니더라도 국회 상임위원회 활동 중에 할 수 있는 현장시찰과 민간인 증인에 시간을 할애한 점도 문제점으로 꼽혔다. 여야 간 증인채택 논란과 끼어들기 막말 등으로 불필요한 정쟁도 반복했다고 지적했다.
모니터단은 여당에 대해 "174석의 다수 의석을 가진 집권여당이 국정감사를 정부견제 보다는 주요 정책을 홍보하는 수단으로 사용하면서 정부에 조금이라도 부담이 되는 것은 국감계획단계부터 자르고 주요 증인 채택을 거부한 것도 국민을 피로하게 하는 맹탕 국감의 원인이 됐다"고 지적했다. 김대인 공동단장은 야당을 향해 "여당보다 더 엄중한 책임감과 전문성으로 무장해 사전 준비와 철저한 현장점검을 거쳐야 한다"며 "준비부족이 많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모니터단은 이번 국감의 특징을 초보자가 전문가를 감사하는 아마추어 국감, 집권여당의 정책국감을 표방한 방탄국감, 코로나 위기 국감 등으로 정의했다. 특히 초선의원들의 역량과 관련해 "총선에서 전문성보다는 대중 인지도와 감성을 중시해 충분히 전문을 갖춘 인사 보충이 힘들었던 측면이 있었다"며 "유례없는 비상시국에 개최된 위기국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의원들의 준비부족으로 대정부 견제를 하는데 아마추어가 전문가를 감사하는 것과 같은 양상이 됐다"고 지적했다.
모니터단은 초선의원들의 전문성 부족을 지적하면서도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용우·양향자·이탄희·윤영찬·주철현·신영대 의원을, 국민의힘에서는 이영·박형수·조명희·조태용·서범수·한무경·김웅·김은혜 의원 등 14명을 이번 국감에서 활약한 초선의원으로 선정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